등록날짜 [ 2021-05-20 19:23:07 ]
최근 ‘성인지(性認知) 감수성’이라는 생소한 개념이 언론에 자주 오르내린다. 이는 쉽게 말해 ‘생활 속에서 성 차별을 감지하고, 차별 예방과 해소를 위해 적절히 대처하는 능력’을 뜻한다. 성인지 감수성을 함양하는 교육을 ‘성인지 교육’이라 하고, 성인지 교육은 더욱 강화하고 확산하는 추세다. 지난 3월에는 국회의원 18명이 학생·공무원에게 성인지 교육을 의무화하는 ‘성인지 교육 지원 법안’을 발의했고, 모 교육청은 올해부터 관내 학교에서 성인지 교육을 시작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과 학부모는 성인지 교육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아직 학교 성인지 교육의 표준 교육과정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 내용은 여성가족부(여가부)가 “성인지 감수성을 키워 준다”며 보급한 어린이 도서와 일부 교육청에서 만든 강의안 등을 바탕으로 짐작할 수밖에 없다. 이 자료들에 나타난 성인지 교육에는 반(反)성경적인 내용이 들어 있다.
첫째, 가정 해체를 조장하는 내용이다. 여가부 보급도서 중 한 책에서는 “견디기 힘들 정도로 불행하다고 느낄 때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권리, 이혼한 뒤에 하루 종일 아이를 보지 않아도 될 권리”가 엄마에게 있다며 이혼을 여성의 ‘권리’라고 아이들에게 가르친다.
둘째, 동성애 조장이다. 여가부 보급도서에서는 “남자든 여자든 좋아하는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며 동성을 사랑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그림을 보여 준다.
셋째, 신앙과 학문의 자유에 대한 제약이다. 모 교육청 성인지 교육 강의안에서는 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표현 자체를 ‘혐오’라며 죄악시하고, 의학적 자료에 근거한 동성애의 보건적 문제를 과학적으로 지적하는 합리적 비판까지 잘못된 행위로 느끼도록 한다. 이는 신앙과 학문의 자유에 대한 침해다.
넷째, 조기성애화를 유발하는 내용도 있다. ‘조기성애화’란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어린 나이부터 성에 관해 매우 자세하게 교육해 성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느끼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성중독과 그에 따른 난잡한 성관계, 원치 않는 임신, 낙태, 성병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을 유발한다. 여가부 보급도서들은 여러 곳에서 부모의 성관계 장면을 글과 그림으로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묘사해 아이들의 조기성애화를 유도한다.
다섯째, 성별 구분의 해체다. 남녀는 외형 뿐 아니라 유전자와 호르몬도 다르다. 그럼에도 성인지 교육은 남녀 성차가 단지 사회적으로 주입된 고정관념일 뿐이라고 강변한다. 성별 구분이 여성 차별의 근원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물론 학생들에게 여성이기에 못 할 일은 없다고 가르치는 것은 좋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빠 상어는 힘이 세고, 엄마 상어는 어여쁘다’며 남녀의 자연적 특징을 표현한 동요마저 성차별적이라고 낙인찍을 필요가 있을까.
현재 여가부 보급도서 중 문제가 된 책은 회수됐고, 모 교육청 성인지 교육에서는 논쟁적 내용이 상당수 빠졌다. 하지만 여건만 조성된다면 언제든 성인지 교육은 급진화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 부모들이 자녀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이계룡 집사
37남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69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