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1-05-26 10:31:07 ]
몇 년 전 아흔을 넘긴 모친께서 고뿔에 걸려 심하게 고통스러워하셨다. 젊은 사람들은 한번 앓아누웠다가 툴툴 털고 일어나는 게 감기지만, 노년의 어머니께는 감기를 중병처럼 앓으셨다.
건넛방에서 기침을 심하게 하시는 소리에 나 또한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였다. 기침을 하실 때마다 있는 힘을 다해 몸부림치는 모습에 옆에서 어머니를 보고 있다가 마음으로 많이 울었다. 끓어오르는 가래를 뱉을 때 악을 쓰시는 것도 가슴 아팠다. 두통까지 심해져 머리를 감싼 채 끙끙 신음하는 소리도 자식으로서 차마 지켜볼 수 없는 일이었다. 병원에 자주 어머니를 모시고 다녔으나 조금 호전되었다가 악화되기를 수년 째 반복했다.
모친께서는 증세가 심해지시자 “살든지 죽든지 주님께 내 목숨을 맡기고 성전 가서 금식하며 기도하겠다”고 하셨다. 자식의 애타는 마음을 아실 법한데도 하나님께 고침받겠다며 기도하러 가신 것이다. 연로하신 분이 금식하며 하나님 앞에 맡기겠다고 강하게 말씀하시는 터라 나와 형제들은 어머니의 결단을 쉽사리 막아서지 못했다.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고 금식하며 기도하시는 내내 어머니가 걱정돼 안절부절못했다.
그런데 이틀 동안 금식하며 기도하시던 어머니는 오히려 더 건강해 보이셨다. 통증도 더는 없어 보이셨다. 하나님이 어머니를 긍휼히 보시고 금식기도를 받으셨는지 그토록 오랫동안 괴로워하던 기침과 가래 증세가 이틀 만에 깨끗하게 고쳐주셨다. 할렐루야.
그러나 다만 두통 증세가 사라지지 않아 여전히 괴로워하셨다. 부천에 있는 대학병원에 어머니를 모시고 갔더니 담당의는 류머티즘 관절염이 원인이며 탈골된 척추가 신경을 압박하는 탓에 생기는 통증이라고 했다. 수술을 하지 않으면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 없다고 했으나 연로한 어머니가 수술받는 것은 위험한 일인지라 얼마간 약물치료를 하기로 했다. 이후 큰 대학병원에도 여러 차례 가 봤으나 큰 차도는 없었다.
그러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병원을 찾아가기도 조심스러워 로고스박스를 집에 설치해 어머니와 예배드리고 기도하며 영적생활에 더 마음을 쏟았다. 휠체어에 앉아 생활하는 어머니를 돌봐 드리면서 매일 저녁기도를 같이 하고 몇 년 동안 어머니를 힘들게 하는 지긋지긋한 두통을 주님께서 깨끗하게 고쳐 주시도록 간구했다.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비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렘33:3).
코로나19가 시작되기 전부터 수 년 동안 주님께서 우리 모자의 부르짖는 기도를 들으신 게 분명했다. 세상 의학으로도 치료가 어렵다고 했으나 주님께서 기도를 들으시고 어머니의 두통을 낫게 하셨다. 은혜받고 기도하는 데 마음을 쏟자 주님께서 지난 몇 년간 끼어 있던 고통의 먹구름을 거둬 가신 것이다. 어머니는 두통을 깨끗이 치료받고 하나님께 감사 찬양을 올려 드리셨다.
하나님께 기도해 문제를 해결받으려는 어머니의 신앙을 보며 나도 많은 것을 배운다. 믿음생활 잘하시다 영혼의 때에 주님과 영원히 행복하시기를 기도한다. 어머니를 섬기며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주님이 기도를 들으시고 반드시 응답하심을 깨닫는다. 이 모든 일은 주님이 하셨다.
/김도희 안수집사
7남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70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