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마음의 양약(良藥), 감사

등록날짜 [ 2021-07-06 07:25:13 ]

몇 달 전 손바닥에 수포가 생겼다. ‘곧 낫겠지…’라며 별일 아닐 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물에 닿기만 하면 수포가 생기고 진물이 나더니, 살갗이 굳어 갈라지면서 피까지 났다. 얼마간 피부가 벗겨지는 게 반복되더니 증세가 점점 심해져 양손 전체로 수포가 번지고야 말았다.


“자꾸 건드려 덧나게 할래?” 며칠 전 손등에 수포가 나서 아파하던 둘째 아이를 나무라던 내 모습을 떠올렸다. 며칠 후 둘째 아이의 손이 다 낫기는 했지만 ‘당시 아이가 얼마나 괴로웠을까’ 싶으면서 ‘아무리 작은 고통이라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내가 얼마나 공감하는 심정으로 다른 이의 병 낫기를 기도했던가’ 가슴 아파하며 회개가 터져 나왔다.


지난 4월 첫 주일부터 ‘40일 그리고 10일 작정기도회’가 시작되었고 나는 매일매일 같은 고통에 시달렸다. 병원에서는 ‘한포진’이라고 진단하며 스트레스와 면역력 저하가 원인이라고 했다. ‘내게 무슨 스트레스가 있는가?’ 회개할 부분들을 깨알같이 적어 보았다. 그러면서 뭔가 내 안에 매여 있는 문제 한 가지를 발견했다. 그 문제에 대해 시시콜콜 다 설명할 수 없으나 내 생각에서 온 문제이며 아무리 떨쳐 보려고 해도 지워지지 않고 나를 계속 괴롭혔다.


“마음의 즐거움은 양약이라도 심령의 근심은 뼈로 마르게 하느니라”(잠17:22).


스트레스를 받거나 근심, 걱정할 상황이 생기면 몸에서 염증 성분이 생긴다고 한다. 정말 뼈가 마른다. 수포 탓에 아프고 고통스럽고 간지럽고 불편하고…. 화상으로 피부가 벗겨진 채 사는 느낌이었다. 별생각 없이 손을 씻고 손에 물을 묻히면서 생활하던 시간도 얼마나 감사한지…. 또다시 돌아갈 수는 있는 것인지…. 당시 손 씻는 것도 무척 두려웠다. 물티슈의 물기마저 닿기를 꺼려 하면서 아이 입가에 묻은 물기를 손으로 닦아 주는 것도 주저할 정도였다. 다시 물이 닿으면 병원 치료도 도루묵이었기에 지치기도 했다.


감사하게도 지난 50일간 작정기도를 하면서 나를 힘들게 하던 그 문제가 풀렸다. 야곱의 환도뼈와 같이 내가 긍휼히 여김을 받은 것일까. 사실, 문제 자체가 해결되었다기보다는 내 생각의 매임이 풀린 것이었다.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오직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빌립보서 4장 6~7절 말씀을 이번 작정기도 때 개인기도 제목으로 내놓고 여전도회원들과 교구식구들에게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결국 중보기도자들의 기도는 응답되었고 내 마음에는 평강이, 그리고 내 손에는 새 살이 돋아나 아기 피부처럼 깨끗해졌다.


손에 물이 닿는 것을 이렇게 감사할 수 있음에 내가 망각하고 있던 모든 감사를 되찾아 본다.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 주신 하나님께 감사. 죄로 말미암아 영원히 죽었던 내가 예수의 십자가 보혈의 은혜로 산 것에 감사. 이 사실을 너무나도 내 경험으로 깨달아 알게 해 주신 말씀과 성령님께 감사. 감사함을 잊지 않도록 늘 상기시켜 주시는 담임목사님과 중보기도자들을 만남에 감사. 감사는 내 마음의 즐거움으로 내 몸에 양약이 되었다.



/황옥경 집사

여전도회 특별활동실



위 글은 교회신문 <70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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