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1-08-13 00:06:37 ]
2년째 이어지는 코로나19 탓에 올해도 수양관에서 하계성회가 열리지 못해 아쉽지만, 청년회원들과 하계성회를 위해 마음 모아 기도하고 여러 권면 행사에 참여하면서 성회 분위기가 무르익는 것 같아 설렌다.
나에게 청년성회는 너무나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나에게 맡겨진 일들을 뒤로하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 매회 청년성회는 나를 새롭게 만들어 준다. 내가 가진 고민을 주님 앞에 털어놓고, 생명의 말씀을 들으며 나를 둘러싼 문제의 원인을 발견하고, 주님 앞에 어린아이처럼 목 놓아 울면서 회개하다 보면 영적생활 할 힘을 넉넉히 공급받는다. 모든 예배에 참석하고 매일 기도하면서도 나의 신앙생활은 상승세가 아닌, 죄에 넘어지고 후퇴하기 일쑤이지만 그때마다 청년성회에 참가해 한층 더 성숙한 믿음의 사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하계성회를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론 걱정되는 점이 있었다. ‘집을 수양관 삼아 말씀 듣다 보면 현장감이 떨어지지 않을까. 집중은 잘될까. 수양관 만큼 큰소리로 부르짖어 기도할 수 있을까.’ 걱정하던 중 지난날 수양관 하계성회를 위해 합심기도 한 내용이 생각났다. ‘전국에서 모인 수많은 인파 탓에, 무더운 날씨 탓에 불평불만 하다가 받은 은혜 잃어버리지 않게 해 주세요.’ 심지어 예배드리다가 아프지 않게 해 달라, 밤에 잘 때 숙소 온도가 적당하게 해 달라, 씻고 자는 것 불편하다며 투덜거리지 않게 해 달라는 것까지 정말 구체적으로 기도했다. 언제 어디서 마귀역사가 들러붙어 불평불만으로 받은 은혜를 잊어버리게 할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올해 하계성회는 잠자리나 식사 그리고 씻는 것 등 그동안 번거롭게 여기던 것이 전혀 없다. 어찌 보면 감사할 게 많아진 상황이다. 나는 오직 말씀 듣고 은혜받는 데 집중하기만 하면 된다. 설교하시는 목사님을 컴퓨터 스크린에 가득 채워 놓으면 일대일로 말씀 듣는 ‘나만을 위한 성회’가 될 것이다. 수양관만큼 큰 소리로 기도하지 못하는 것이 유일한 걸림돌이 될까. 응답하실 주님을 온전히 겨냥하며 진실하게 기도하면서 내 모습을 발견하고, 주님 마음을 아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
수양관에서 3박 4일간 진행한 성회는 세상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레 끊고 은혜받는 데 집중할 수 있었다. 이번 ‘가정에서 함께하는 성회’를 계기 삼아 인터넷 쇼핑, SNS, 유튜브, 게임 같은 미디어들을 아예 내려놓는다면 큰 축복이 있으리라. 성회 기간 하나님께 집중하고, 받은 은혜를 되뇌고,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게 짓던 죄도 이겨 보려고 하면서, ‘주님 저 은혜받고 싶어요’라는 마음을 행동으로 표현해 보는 것이다.
그동안의 청년성회가 은혜받도록 모든 것이 갖춰진 수양관에 몸만 갖다 놓으면 되는 것이었다면, 이번 하계성회는 은혜받고자 하는 내 의지와 적극성이 너무나 중요한 것 같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은 끊어지지 않지만(롬8:39) 내가 외면한다면 그 사랑은 이어질 수 없다. 하나님은 그동안과 마찬가지로 이번 성회에서도 풍성한 은혜를 주시려고 기다리고 계신다. 주님이 마련하신 은혜의 만찬에 사모함을 가지고 참여해 보자.
위 글은 교회신문 <71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