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1-12-18 11:22:50 ]
기온이 영하인데도 지난달 흰돌산수양관은 여전도회원들 덕에 활기가 넘쳤다. 성회가 열릴 때면 밥 먹는 줄을 서는 숙소동부터 기도굴 앞까지 여전도회원들 여럿이 동그랗게 앉아 김장에 사용할 재료를 부지런히 다듬고, 한쪽에서는 배추 절이느라 열심이었다. 알록달록 목욕탕 간이의자에 앉아 채소들을 다듬고 씻다 보면 등 쪽이 후끈후끈. 마스크를 쓴 탓에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것도 조심스러웠으나 오랜만에 회원들과 만나 함께 충성하는 것만으로도 예수 안에 하나라는 기쁨이 눈에서 흘러넘쳤다.
지난 11월 마지막 주. 연세중앙교회 여전도회원들은 이틀에 걸쳐 흰돌산수양관에 모여 김장을 했다. 이번 김장에 사용된 배추는 6000포기! 이틀 동안 여전도회원들은 배추를 다듬고 절이고 양념에 버무리는 과정을 거쳐 김장을 마쳤다. 나 또한 여러 차례 참석하는 김장 충성이지만, 연말연시 지역주민들에게 김치를 전달하면서 예수 복음을 전할 생각에 기쁨으로 참여했다.
다듬어진 채소를 세척하다가 잠시 한숨 돌리는 사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전도회원들을 비롯해 각 부서에서 모인 연세가족들이 정해진 자리에서 분주하게 김장 충성하는 모습이 무척 아름다워 보였다. 구원받은 은혜에 감사해 충성하는 모습을 주님께서도 얼마나 예쁘게 보실까. 또 충성하는 이들 마음에 얼마나 큰 은혜를 주실까.
나 역시 몸은 좀 고되었어도 큰 은혜를 경험했다. ‘그렇게 어렵지는 않겠는데…’라며 채소 세척에 나섰는데 그것도 잠시! 10분, 20분 계속하다 보니 허리가 아파 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충성하던 도중, 내 죄 때문에 십자가에 달려 피 흘려 죽어 주신 예수님의 모습이 머리를 스치면서 감사가 샘솟았다. 덕분에 죄와 사망과 지옥 고통에서 건져 주신 주님께 감사 또 감사하며 충성할 수 있었다. 또 ‘썩어질 육신의 일에는 시간을 내주면서 주님 일은 얼마나 등한시했던가’ 회개하며 주님을 향한 마음도 바로잡을 수 있었다.
아마도 충성하는 연세가족들 마음에도 주님의 은혜가 동일하게 있었으리라.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충성하는 얼굴들이 해같이 빛나 보였다. 함께 충성하시던 한 권사님은 딸 같은 여전도회원들의 충성 모습이 예쁘게 보였는지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또 주님 은혜 감사해 찬양하면서 기쁨으로 충성하는 권사님 모습도 큰 도전이 되었다.
차츰 김장이 마무리되어 가면서 수양관 성회에서 은혜받던 기억이 떠올라 지난날이 무척 그리웠다. 하지만 이번 김장 충성을 하면서 주님으로부터 큰 위로와 선물을 받았다. “네가 죽도록 충성하라 그리하면 내가 생명의 면류관을 네게 주리라”(계2:10). 주님이 지신 십자가를 바라보며 감사와 기쁨으로 충성한 시간은 은혜와 사랑이 넘치는 시간, 또 내 영혼이 살 수 있는 영적 부유가 충만한 기회였다.
2021 회계연도 마지막 충성인 것도 뜻깊었다. 코로나 시대에 충성할 기회가 줄어들어 많이 아쉬웠으나 이번 김장 충성에 동참할 기회를 얻어 주님 일에 동역하고 한 해를 충성으로 마무리 한다는 큰 기쁨과 감사를 경험했다. 부족한 나를 사용해 주신 우리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위 글은 교회신문 <72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