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2-07-28 08:29:12 ]
코로나 감염의 위험은 여전하지만 그동안 닫혀 있던 가게도 사람들로 붐비고 침체되어 있던 경기가 살아나는 듯하다. 신앙도 코로나 사태 이전의 모습을 회복해야 하는데 다시 일어서기가 쉽지 않다. 관리회원들을 심방하기란 더욱 어렵다. 주일예배에 오겠다고 약속하지만 막상 주일이 되면 전화도 받지 않고 문자를 보내도 답장이 없다. 소통할 길이 없어진다. 어둠의 영들이 이들을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회원들을 섬길 때 즉시 결실을 보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리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때에도 불가능하다는 순리를 내려놓고 주님처럼 섬기면 길이 열린다.
회원을 심방하러 집으로 찾아갔다. 분명히 집 안에 사람이 있는데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반응이 없다. 지하철을 두 번 갈아타고 찾아왔는데 이대로 돌아갈 수 없어서 전화를 걸어 보지만 받지 않는다. 문자에도 답이 없다. 시간은 애타게 흘러간다. 몇 번이나 문을 두들겨 보아도 반응은 마찬가지다.
베드로는 옥중에 갇혀 있어도 천사가 가만히 만지니 쇠사슬이 풀어지고 여러 겹의 감방 문이 저절로 열렸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이런 심방은 순리에도 어긋난다. 사전에 약속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님이 그를 위해 피 흘려 주셨다. 이대로 버려 두면 어둠의 영들에게 밥이 될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찬양음악회에서 들었던 찬양 가사가 떠올랐다. “나도 미치도록 주를 사랑할 거야.” 사도행전의 역사도 인간적인 생각을 초월해 성령에 의하여 폭발적으로 일어났다. 초대 교회 성도들은 굶주린 사자에게 물어뜯기면서도 믿음을 지켰다. “진리의 권위는 순리의 모순에 있다”라고 담임목사님께서 맥추감사절 성회에서 말씀하셨다. 현실적으로 볼 때는 이치에 맞지 않아도 주님 말씀 따라 나아가면 크고 비밀한 일이 일어난다.
또 다른 분을 심방했으나 그분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분명히 TV 소리가 들리고 인기척이 있는데도 문을 열어 주지 않고 문자도 전화도 받지 않는다. 하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다. 주님께서 핏값을 지불하고 사신 영혼들이다. 끝까지 기도하고 섬기면 주님은 쉼 없이 일하고 계신다. 내 이름으로 무엇이든지 구하면 시행하리라 하셨으니, 인내하며 문을 두드리면 하나님께서 정하신 때에 응답을 주신다.
두 가정을 심방했지만 빈손 들고 돌아왔다. 그러나 마음속에는 말할 수 없는 기쁨이 솟아올랐다. 주님은 묵묵히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양처럼 십자가의 길을 가셨다. 어떠한 조롱과 모욕도 참으셨다. 십자가에서 물과 피를 다 쏟아 주셨다. 그는 멸시를 받아서 사람에게 싫어버린 바 되었으며 간고를 많이 겪었으며 질고를 아는 자였다(사53:3). 주님은 순리로 볼 때 이해할 수 없는 길을 가셨다.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어 며칠 뒤 왕복 두 시간 되는 길을 지하철을 타고 근무지로 찾아갔다. 평소에 전화도 안 받고 문자에 답변이 없지만 근무지를 찾으니 회원을 만날 수 있었다. 사전에 동의를 구한 것은 아니기에 순리로 볼 때는 실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기도하면서 진리의 성령을 따라가면 알 수 없는 길도 열린다. 한 분은 차를 타 주면서 먼 길을 일부러 찾아와 주어 감사하다고 했다. 기도하고 교회신문과 먹거리를 전해 주고 왔다. 오는 주일예배에 오시리라는 느낌이 들었다. 며칠 뒤 주일에 미리 자리를 잡아 두고 올 거라고 믿고 전화를 했다. 평소처럼 전화를 받지 않으리라는 불안감도 있었지만 주님께서 일하신다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이미 교회 근처에 두 분이 도착했다는 것이다. 눈이 번쩍 뜨였다. 교회 입구에서 기다리다가 떨리는 마음으로 만나 손을 굳게 잡았다. 이어 남전도회원들이 함께 모여 앉은 곳으로 갔다. 2년 만에 만나서 그런지 모두들 반가워하면서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회원들과 나란히 앉아 예배드리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목자는 아흔아홉 마리의 양을 버려 두고 한 마리를 찾기 위해 온 숲을 뒤지다가 찾으면 기뻐서 어깨에 메고 온다는 말씀이 떠올랐다. 주님이 얼마나 기뻐하실까.
담임목사님은 연약한 육신을 들고 전 성도를 신부의 믿음 만들어 첫 부활에 참여시키려고 예배 시간마다 순교를 각오하고 설교하신다. 정결한 신부가 되려면 고난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 시련이 다가와도 기쁘게 여기며 “어떤 어려움도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라고 하였으니 끝까지 견디면 넉넉히 이길 힘을 주신다(롬8:37). 관리회원들에 대한 심방은 어려움이 많지만 주님께 지혜를 구하면 문이 열린다. 기도하고 또 기도하면 순리는 무너지고 진리로 승리할 것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75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