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2-09-27 19:39:04 ]
청년 시절부터 헌혈에 동참하며 ‘헌혈이 생명 살리는 멋진 일’이라고 생각했다. 또 지난해부터 우리 교회에서 단체 헌혈을 할 때마다 담임목사님께서 “헌혈은 곧 전도할 기회”라며 “내 피를 나눠 줌으로 환우들의 생명을 연장시켜 복음 듣고 천국 갈 기회까지 줄 수 있다”라고 독려하셨기에 헌혈을 해야겠다는 의지가 더 샘솟았다.
기저질환이 없고 복용하는 약도 없으므로 가벼운 마음으로 첫 헌혈에 참여하려고 헌혈 버스에 올랐다. 그런데 헤모글로빈 수치가 0.3 모자라서 집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기대와 소망으로 기도하면서 기다렸기에 더 실망스러웠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석 달 후 두 번째 헌혈행사가 있다는 광고를 듣고는 철분제를 먹고 철분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도 챙겨 먹으면서 헌혈을 준비했다. 헌혈하기 일주일 전에는 소고기 위주로 음식도 잘 먹고 재차 도전했다. 그런데도 수치가 0.1이 모자라 부적격 판정을 받은 것이 아닌가. 너무나 안타깝게 떨어져서 간호사에게 “0.1 모자란데 그냥 채혈해 주시면 안 되나요?”라고 부탁했을 만큼 무척 아쉬웠다.
몸 상태 때문에 헌혈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거듭 경험하니 내 신앙생활도 돌아보게 되었다. ‘가족 구원을 위해, 내게 맡겨진 영혼을 위해 애타게 기도하고 있으나 그들 영혼을 주께 인도할 생명 없는, 나 하나 신앙생활을 겨우 유지하는 영적 분량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며 더욱 기도하게 되었다. 그래서 하나님이 건강을 주셔서 헌혈을 통해 생명을 살리게 하시고, 영적으로도 성령 충만하고 예수님 심정으로 사랑하여 내 가족과 내게 맡겨진 영혼 살릴 영력을 달라고 애타게 기도했다.
그러자 주님께서 헌혈할 수 있도록 지혜를 주셨다. 헤모글로빈 수치를 올릴 방법을 알아 보니 철분제도 ‘햄철’과 ‘비햄철’ 두 종류가 있는데 나처럼 햄철 철분제를 먹고 효과가 없는 사람은 비햄철 철분제를 먹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또 철분 흡수가 잘되게 하려면 가능한 한 식사 시간과 간격을 두고 빈속에 비타민C를 함께 먹어야 한다고 해서 비햄철 철분제를 사서 아침 공복이나 식사하고 한참 후에 비타민과 함께 먹기 시작했다.
엄마가 헌혈에 참여하고 싶어 애타 하니 초등학교 6학년 아들도 “용돈 받은 것을 모아 둔 돈으로 철분제를 사 주겠다”라며 “엄마가 건강해져 꼭 헌혈하게 되기를 기도하겠다”라고 응원해 주었다. 아들의 마음이 얼마나 기특했는지 힘이 났다.
드디어 세 번째 헌혈행사 날. 헌혈버스에 올라 검사해 보니 헌혈을 너끈히 할 수 있을 만큼 헤모글로빈 수치가 넉넉하게 올라 정말 깜짝 놀랐다. 헌혈하기를 사모해 기도하면서 생명 살리기를 바랐더니 주님이 하신 일이었다. 할렐루야!
헌혈을 하려고 건강관리를 했더니 철분 수치도 정상화되고 빈혈로 인한 어지러움 증상도 사라졌다. 주님 일을 통해 건강도 주시니 이 은혜를 어찌 다 감사하랴. 무엇보다 주님이 우리 교회를 통해 생명 살리고자 하시는 일에 동역할 수 있으니 기쁨이 충만했다. 이번 헌혈행사에도 많은 이가 동참해 생명 살리는 일에 마음을 모으기를 기도한다.
/안승희 기자
(70여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767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