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3-01-18 10:08:15 ]
예수님은 자녀 양육을 통해 부모들에게 많은 메시지를 전해 주시는 듯하다. 나를 낳고 인생을 다 쏟아 키워주신 내 부모의 심정을 알게 하시고, 나를 죄와 사망과 지옥에서 구원하기 위해 하나뿐인 아들을 내어 주기까지 사랑해 주신 하나님 아버지의 애타는 심정도 깨닫게 하신다.
많은 육아 선배들로부터 “자식과 사이의 애착관계를 잘 형성해야 한다”고 조언을 받았다. 나와 내 아이가 애착관계를 잘 만들어 가고 있는지, 나와 예수님과 사이의 애착관계는 어떠한지 생각해 보는 일이 있었다.
약 1년 전 세 살인 딸아이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공동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 마침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해 사람이 내리고 있었다. 그날은 승강기가 먼저 도착해 있는 게 신기했던지 아이는 앞뒤 보지 않고 엄마보다 먼저 엘리베이터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러나 미처 내가 들어가기 전에 문이 닫혀버렸고, 열림 버튼을 급히 눌러서 문을 다시 열었지만 약 2초 동안 엄마 없는 시간을 보낸 딸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울기 시작했다. 아이를 안고 한참 동안 달래주고 나서야 집으로 갈 수 있었다.
엄마의 관점에서는 별일 아니었지만, 딸아이의 관점에서는 엄마와 단절된 찰나의 순간이 공포로 다가왔을 것을 생각하니 내가 미리 막아주지 못한 것이 무척 미안했다. 그리고 ‘딸아이에게 엄마가 절대적인 존재인 것처럼, 나도 하나님을 이렇게 절대적인 대상으로 대하고 섬기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예수님은 “너희가 어린 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마18:3)고 하셨다. 며칠 전 들은 설교 말씀에 따르면 “어린아이 같이”라는 말은 그저 순수하고 어린 상태가 아닌, 갓난아기가 부모 없이 잠시도 살 수 없는 것처럼 예수님이 없으면 안 되는, 예수님을 절대적으로 의지하는 상태임을 바로 알았다. 나는 예수님이 잠시라도 없으면 안 되는 사람일까.
요즘 들어 딸아이가 말도 늘고 행동 범위도 넓어지면서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고 자기 생각대로 하려고 이것저것 많이 시도하고 있다. 아이의 시행착오를 지켜보면서 그의 성장 과정을 응원해 주기도 하고, 내가 가본 길을 알려 주기도 한다. 그렇게 딸아이에게서 나의 위치도 절대적 생존 수단에서 점차 길잡이로 변화하고 있다.
아이의 성장 단계를 보면서, 나 또한 예수님 의지하지 않고 내 생각과 의지를 우선하는 모습을 발견한다. 악한 마귀 사단 역사는 ‘내 힘으로 살아가도 괜찮다’는 생각을 주어서, 하나님께 기도하기보다 고민만 하다가 결국 사람의 수단을 택하게 한다. 그렇게 예수님보다 세상의 수단을 차츰차츰 신뢰하고 의지하게 한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자기 힘으로 하려는 것은 성장의 과정이고 성인으로 자기의 인생을 개척해 나가기 위한 단계이다. 그러나 나와 하나님과 사이는 끊임없는 기도와 기도 응답으로, 그리고 예배를 통해 공급하시는 생명의 말씀으로 지속적인 애착관계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주여! 제가 무엇을 하든지 기도보다 우선하지 않게 하시고, 주님만 의지하게 하소서! 아멘!
위 글은 교회신문 <783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