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3-02-07 10:47:18 ]
한번 아파 보니 아픈 사람들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리겠더라. 보고 듣고 경험한 만큼 인생을 대하는 시야가 넓어진다고 했다. 고통의 터널을 지나오면서 요즘은 다른 이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 주기 위해 기도하고 있다. 고통을 계기 삼아 영적생활 하는 데 유익을 얻었으니 감사한 일이다.
4년 전 봄이었다. 하나님이 지으신 만물이 생명의 아우성을 발하던 그 시기에 나는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 기도하지도 못하고 찬양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며칠이 지나도 목 상태가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자 ‘목에 무슨 문제가 생겼으리라’ 염려하며 이비인후과에 가서 CT를 촬영해 보았다. 그런데 목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목 뒤쪽에 혹이 생긴 게 큰 문제였다. “놔둬도 괜찮지 않겠느냐”라고 의사에게 물었더니 “그대로 놔두면 커지면 커졌지 없어지지 않는다”라고 하여 몇 달 후 수술실에 들어가야 했다.
난생처음 수술대에 올라 병원 신세를 졌는데, 몸을 회복하기까지 하루하루가 어찌나 고되던지…. 그 당시 병원에 있으면서 잠 못 자는 사람, 밥 못 먹는 사람이 얼마나 고통 가운데 있는지 알게 되었고, 왜 담임목사님께서 몸이 힘들면 밥 한 술을 넘기는 게 모래알을 씹는 것처럼 느껴져 먹지 못하는지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었다. 당시 요양을 하는데도 몸이 아파 먹지 못하고 자지도 못하면서 한두 달 사이 체중이 10㎏ 넘게 줄었다. 지난해까지도 몸이 원상태로 돌아오지 못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고통을 이겨 올 수 있었다.
지금은 몸 상태가 많이 좋아졌으나 지난 몇 년간 건강하지 못해 고생하면서 ‘아! 내 목숨이, 내 삶이 내 것이 아니구나’, ‘조그맣게 생긴 혹 하나로도 사람이 이토록 힘들어하고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몸이 아프거나 마음의 병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을 만나면 남의 얘기 같지 않았다. 그 사람을 배려하게 되고, 그의 입장에서 얼마나 힘들까 생각하면서 조금 예민하게 굴고 까칠하게 대하더라도 그를 품어주는 마음이 생긴 것이다. 죽을병에 걸린 이에 비하면 작은 고통이겠으나 지난 몇 년 사이 고통 가운데 있는 이를 더 진실하게 섬기게 되고 기도하게 되었다. 고통이 은혜가 되고 영적생활 할 유익이 되니 하나님께 감사하다.
지난 설날성회에서 은혜받으며, 또 최근 담임목사님께서 ‘300명 기도용사’에 자원해 교회와 담임목사를 위해 기도해 줄 것을 애타게 당부하시는 말씀을 듣고, 올 한 해는 더 많은 영혼을 위해 중보기도 하는 데 마음을 쏟으려고 한다. 그동안 하나님께서 임명해 주셔서 많은 남전도회원을 담당하고 섬겨 왔지만 더 진실하게 기도해 주지 못한 지난날이 마음속에 안타까움으로 항상 남아 있다.
하나님께서 건강을 주시고 마음의 여유도 주셨으므로 우리 연세가족들을 위해 더 많이, 더 진실하게 기도할 것을 다짐한다. 주님께서 기도하고 섬기는 도구로 사용해 주시기를 바라며 이 모든 일을 하실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위 글은 교회신문 <78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