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찾아가고 또 찾아갔더니

등록날짜 [ 2023-02-28 17:40:38 ]

회원들 반응 미지근해도 매주 찾아가서 심방하고 중보기도

포기하지만 않으면 하나님께서 영혼 구원 역사하심을 경험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교회에 모여 마음껏 예배드리고 남전도회원들과 모임방에 모여 교제도 나누면서 일상생활이 조금씩 회복되어 가고 있음을 느낀다. 그러나 지난 3년여 기간 집에서 예배드리는 게 습관이 된 성도들이 있어, 주의 사자 담임목사께서는 “찾아가고 또 찾아가 심방하라”라며 애타게 당부하고 계신다. 담당한 회원에게 아무리 전화하고 문자를 보내도 반응이 없을 때는 온몸의 힘이 빠지고 마음이 답답하지만, 주님 주신 은혜로 심방할 마음을 금세 다잡곤 한다.


얼마 전 예수님의 고난을 사실적으로 다룬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보았다. 가야바 제사장 집 뜰에서 하나님의 아들이란 죄명으로 아무 죄도 없으신 예수님께서 십자가형을 받고 사십에 하나 감한, 납 조각이 달린 채찍을 맞으며 살이 찢기고 피 흘리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십자가 사건은 평소에도 설교 말씀을 통해 많이 들었지만 내 죄 때문에 고통당하시는 예수님을 영상으로 보다 보니 내 영혼을 사랑하시는 주님의 심정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납 조각이 부닥치면서 “철커덕” 하는 채찍 소리가 들릴 때마다 가슴이 섬뜩했다. ‘죄 없는 주님께서 나 때문에 중한 고통을 당하셔야 하는가!’ 내 죄의 무게가 큰 바위에 눌린 것처럼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영상에서 본 주님의 십자가 죽으심을 마음에 새기며 오전 기도 시간에 교회에 와서 예수의 피를 붙잡고 간절히 기도하니 지난날 육신대로 살아온 죄들이 산더미처럼 떠올랐다. “탐심은 우상숭배”(골3:5)라고 했는데 욕심으로 범한 죄가 너무나 많았다. “육신의 생각은 사망”(롬8:6)이라 하였는데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 앞에 인정받으려고 눈가림하며 의롭게 보이려고 한 죄를 눈물과 함께 통회 자복했다.


거룩하신 주님 앞에 죄를 내놓으면 내놓을수록 내 죄를 더욱 많이 발견하게 된다. 주님께서 섬기라고 명령하신 영혼을 위해 더 기도하지 못하고 주님 심정으로 더 돌아보지 못한 죄도 회개했다. 내 죄가 너무 무거워서 주님이 골고다 언덕을 오르시며 십자가 죄의 짐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셨다.


주님의 응답으로 견고한 여리고성도

매주 토요일마다 내게 맡겨진 S회원 댁을 찾아가 교회신문과 주보를 비닐에 담아 걸어 두곤 했다. 전화도 받지 않고 문자를 보내도 답이 없으니 마음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겨우 어렵사리 집을 찾아가 초인종을 누르니 전혀 반응이 없었다. 그래도 짧은 안부 문자를 남긴 후 출입문 고리를 잡고 기도했다. 하나님 말씀에 순종해 여리고성을 돌고 도니 견고한 성에 틈이 가며 안에서부터 밖으로 무너져 내렸다. 언제 끝이 날지 기약은 알 수 없으나 주님께서 일하실 것을 믿으며 심방은 매주 계속되었다.


그런데 하루는 토요일 심방 때 깜짝 놀랐다. 평소와 달리 출입문이 활짝 열려 있는 것이었다. “안녕하세요, 안에 계십니까?”라고 물었더니 아내분이 나와 “남편의 마음이 움직이면 언젠가 교회 가지 않겠느냐”라며 이제 더는 찾아오지 말라는 뜻을 전했다. 착잡한 마음에 아내분에게라도 “예수 믿어야 영혼이 구원받을 수 있다”라며 “남편 분 영혼이 천국 가도록 찾아온 것”이라고 짧게 복음을 전했다. 그날 이후 안타까웠지만 더는 찾아갈 수 없었다.


심방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하나님께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가난한 과부도 불의한 재판관을 계속 찾아가 억울함을 풀어 달라고 애원했을 때 귀찮게 여기면서도 그 소원을 들어주었다(눅18:1~8). 날 때부터 소경인 바디매오는 눈앞이 보이지 않았지만 겉옷을 던져버리고 더 큰 소리로 부르짖으며 예수님에게 도와주실 것을 간구했을 때 믿음으로 눈을 뜨게 되었다(막10:46~52). 또 주님께서는 “너는 부르짖어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비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렘33:3)라고 약속하셨다.


얼마 후 하나님께서 놀라운 응답을 경험하게 하셨다. 주말도 아니고 평일에 S회원에게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처음에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동안 선물을 전하면 “마음 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때가 되면 교회에 나갈게요”라며 짧은 문자 외에는 답변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전화도 거의 받지 않고 본인이 직접 전화한 적은 없었다. 교회 오기 좋을법한 찬양콘서트 때도 가겠다고 약속했으나 당일에 가서 못 가겠다던 일도 많았다.


그렇게 소통이 거의 없던 분인데 너무 반가워서 어디냐고 물었더니 “오늘 직장 일이 일찍 마쳤는데, 교회에 가고 싶은 생각이 갑자기 들어 들렀다”라며 교회 앞마당 쉼터에 앉아 있다고 했다. 예배드리는 날도 아닌데 깜짝 놀라서 어찌 된 일인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모든 일을 접어 둔 채 교회로 달려가 S회원 얼굴을 처음으로 마주 보았다. 너무 기뻐 남전도회장께도 연락하여 가까운 커피숍에서 함께 만나기로 했다. 차를 마시면서 회원의 얼굴을 보고 또 바라보았다. 몇 번이고 ‘포기해야 하나’ 생각을 접었다 폈다 한 분인데 주님께서 변함없이 기도하게 하시더니 놀라운 일을 행하셨다.


S회원은 이때부터 첫발을 디디면서 교회에 오게 되었다. 주일예배 때 옆에 앉아 예배드리는 모습을 보면서 주님이 주신 행복감을 경험하고 하나님께 감사를 올려 드렸다. 토요일마다 찾아갔다가 그냥 돌아온 수많은 날이 떠올랐다. 십자가에서 피 흘리신 주님께서 탕자를 기다리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대문을 열어 두고 계셨다. 영혼 구원은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돌아온다. 오늘도 주님은 한 영혼, 한 영혼이 돌아오길 애타게 기다리고 계신다.




/최화철 협력안수집사
(44남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78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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