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때를 얻든 못 얻든 복음 전도

등록날짜 [ 2023-10-19 01:30:43 ]

총력전도주일이 다가오면 영혼 구원에 대한 신령한 부담감에 어깨가 무거워진다. 예수가족 모두 누군가에게 복음을 전해 듣고 구원받았기 때문에 천국을 향한 소망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주님께서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쓰라”(딤후4:2)고 말씀하셨다. 담임목사님도 잃은 양을 찾으라며 수차례 당부하셨다. 하지만 전도는 특별한 사명을 받은 자들이 한다는 생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노방전도에서 한 영혼을 초청하는 것도, 또 교회에 어찌어찌 데려온다고 해도 등록시키는 게 쉽지 않았다.


주변을 살펴보면 비신자들로 가득하다. 누구나 한 번은 죽음을 경험해야 하는데 그들과 대화해 보면 자기가 영적 존재임을 부정하고 천국과 지옥에도 관심이 없다. 그럼에도 주님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믿는 자들이 복음 전하는 것을 기뻐하시며, 집 나간 탕자를 기다리는 심정으로 한 영혼 한 영혼이 회개하고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신다.


#1. 토요일마다 우리 교회 노인복지관 앞은 전도하러 나서는 이들로 북적인다. 남전도회 섬김부장 차에 전도용품을 가득 싣고 간절하게 기도한 후 전도 장소로 출발했다. 길에서 전도지를 나누어 주고 있는데 한 남성분이 커피 한 잔을 달라고 했다. 자신을 J라고 소개한 그는 강원도에서 이사를 왔는데 대화를 나눌 사람이 있다면 적적하지 않겠다고 했다. “연락처를 알려 주면 교회 소식도 전해 드리고 친교도 나눌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을 건넸더니 흔쾌히 연락처를 알려 주었다. 나 또한 지방에서 살다가 교회 옆으로 이사 와서 살고 있다고 했더니 더욱 관심을 보였다.


그날 이후 300명 기도용사 시간에 담임목사님을 위한 중보기도와 함께 J씨의 영혼 구원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비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렘33:3). 기도하던 중 주님이 감동하시기에 우리 교회에서 진행한 문화 콘텐츠들을 J에게 전달했다. 뮤지컬 ‘그 날’부터 신년감사 가스펠찬양콘서트, 전용대 목사 콘서트 등을 공유하니 큰 관심을 보였다.


한 주가 지나서 토요일 노방전도 때 전화를 했더니 이번에도 기뻐하며 전도부스를 찾아왔다. 그리고 지난날 고향에서 농사지으며 자식들 뒷바라지한 내용을 주제로 도란도란 대화를 이어 갔다. 잠시 후 총력전도주일 홍보지를 건네며 교회까지 찾아올 버스 편도 안내했고, 며칠 뒤 재차 전화해 총력전도주일에 올 수 있겠느냐고 물었더니 2부예배에 참가하겠다고 약속해 설레는 마음으로 기도를 이어 갔다.


#2. 우리 교회 가까이에 있는 오류동역 4번 출구로 나가면 공원이 있다. 여기저기 운동 시설도 있고 쉴 수 있는 벤치가 많다. 주변에 사는 지역주민들이 자주 이용해서 노방전도 하기에 좋은 장소이다. 요즘은 사람들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느라 말을 걸기가 쉽지 않지만 주님은 어떤 이에게든 다가가길 원하신다. 경제적으로 안정을 이룬 분들은 여유가 있고 나이가 들어도 아무 염려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대부분 영혼의 때에 닥칠 문제에는 무관심하다. 교회는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이나 다니는 곳으로 여기기도 한다. 모든 천지만물이 저절로 생긴 것이라 생각하며 창조주 하나님의 은혜에 관해서도 무지하다. 어떤 분은 복음을 전해도 농담으로 여기며 얼마든지 말을 해 보라며 듣기도 한다.


어느 날 벤치에 홀로 앉아 있는 K씨를 만났다. 인사를 드렸더니 환하게 웃으시며 옆에 오라며 맞이해 주셨다. 90대이신데도 정정해 보였다. 우리 육신은 100세 전에 대부분 다 이 땅을 떠나야 하는데 예수 믿으면 죄 사함받고 영혼이 천국에 갈 수 있다고 했더니 “착하고 바르게 살면 좋은 데 가겠지” 하시면서도 복음을 진지하게 잘 들으셨다. 교회가 근처에 있으니 전도주일에 한번 오시라 했더니 친구들도 함께 데려가겠다고 하셨다. 기도할 때마다 K씨 영혼을 불쌍히 여겨 달라고 주님 앞에 엎드렸다.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에 대한 것이 아니요 정사와 권세와 이 어두움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에게 대함이라”(엡6:12). 전도는 악한 영과의 영적인 전쟁이다. 내 힘과 지혜로는 완악한 마음을 바꿀 수 없다. 기도로 성령의 도우심을 간절히 구해야 한다. 그 날 이후 K씨도 몇 차례 더 만나 늘 앉던 벤치에서 대화를 주고받았다.


그런데 어느 날은 며칠 동안 보이지 않아 다른 지인에게 전화했더니 몸이 아픈지 요즘 잘 안 보인다고 했다. 두 번이나 전화해도 받지 않았다. 가랑비가 조금씩 떨어지던 날, 오류2동 은행 근처에 사신다는 기억을 떠올려 집 근처로 이동했다. 주님의 도우심을 바라며 떨리는 마음으로 다시 전화했더니 받으셨다. 집 근처에 있다고 하니 반가워하시며 지금 내려가겠다고 하셨다. 목소리도 밝고 건강하게 들렸다.


어르신을 만나기 전 근처 가게에 들러 조그만 과일을 사서 드렸다. 어린아이처럼 고마워하시며 자기 집에 가자고 해서 잠시 방문했다. 주님이 한 영혼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느낄 수 있었다. 잠시 후 귀가한 아내분도 나를 반겨 주며 남편에게 교회에 가라고 하셨다. 며칠 뒤 어르신을 모셔오려고 교회에서 댁까지 자동차를 몰아 사전 답사를 했다. 초청주일에는 교통이 복잡하므로 어르신을 편하게 모실 수 있도록 계획해 두었다.


#3. 전도할 목적으로 큰 처형 댁을 방문하기로 했는데 마침 투병 중인 친척도 함께 있다고 하여 주님께 간절히 기도한 후 부산으로 향했다. 저녁식사 후 여유를 두고 복음을 전했다. 이 땅의 것은 육신이 떠날 때 하나도 가져갈 수 없다. 빈손으로 왔으니 빈손으로 가는 인생이다. 예수님이 우리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서 피 흘려 구원해 주셨다. 이 사실을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회개하면 천국에 갈 수 있다며 예수 믿으라고 했더니 그동안 살아오면서 응어리진 섭섭한 속내를 울먹이며 털어놓았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무슨 말로도 다 위로해 줄 수 없다. 예수 이름의 권세로 질병도 마음도 고쳐 달라며 간절히 기도하니 처형도 친척도 눈물을 흘리며 이제 교회에 나가겠다고 결심했다.


한 영혼을 전도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기도하면 주님께서 할 수 있는 힘과 지혜를 주신다. 주님의 애타는 심정으로 잃어버린 영혼을 찾아나가면 된다. 육신이 끝날 때 주님 앞에 설 영혼의 때를 준비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십자가에 피 흘려 주신 주님 앞에 복음의 빚을 지고 살아간다. 주님께 잘 했다고 칭찬 듣는 그 날을 날마다 준비하며 살아야 한다.




/최화철 협력안수집사

(44남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82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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