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어떠하든 주께 감사

등록날짜 [ 2023-12-21 12:33:20 ]

사랑하는 주님께. 주님, 저 선화예요. 감사예배 때마다 주님께 감사의 글을 올려 드렸던 꼬맹이 선화, 기억하시죠? 지난날을 돌아보니 주님께서 늘 저와 함께하셨으나 그 사랑을 밀어낸 것도, 떠나 살 수 있다고 오해한 것도 무지한 저였다는 사실을 뒤늦게야 깨닫습니다. 이제는 주님 사랑 안에서만 영원히 살고 싶어요.


5년 전 남편이 갑작스럽게 사고를 당해 제가 우리 집 가장이 될 수밖에 없었지요. 중환자실 앞의 멈춘 시곗바늘처럼 제 인생도 멈춘 듯 1분 1초를 사는 것도 무척 힘겨웠으나, 주님이 함께하시기에 흐르는 눈물 속에 감사할 수 있었고 그 은혜와 감사로 지금까지 살아가고 있습니다.


때론 ‘내가 왜 이 길을 가야 하나?’, ‘난 할 수 없어’라는 생각도 불현듯 찾아옵니다. 내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은 남편을 밀어내고 또 밀어내기도 했으나, 그동안 배우자를 원망하고 미워한 나 자신이 죄인이었음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십자가 사랑을 끌어안을 때 비로소 남편의 영혼 구원을 위해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성전 가까이로 이사 온 지 벌써 2년이 지나고 있네요. 세상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들이 주님의 계획하심에 따라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난 5월부터 남편과 함께 주일 2부예배를 드리고, 현재 남편은 남전도회에 배속되어 연세가족으로서 신앙생활 하고 있습니다. 주일 아침이면 남편을 부축해 성전 땅을 밟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저에게는 감사이며, 어제는 남전도회 구역예배도 저희 집에서 드려 감사라는 한 단어로 주님 은혜를 다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천하보다 귀한 영혼이기에 주님께서 사고 가운데서 남편을 살려 주신 것을 압니다. 주님이 다시 오실 때까지 신부의 믿음으로 신랑 되신 예수님을 기다리는 저희 부부가 되겠습니다.


주어진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으나 궁핍에 시달립니다. 때로는 세탁소에서 주는 옷을 입고 슈퍼에서 주는 음식으로 살아가지만, 모두가 감사한 손길이었습니다. 또 그 모든 것이 주님이 주신 것이라 감사하며 살 수 있습니다. 여자로서 눈물 날 일도 많이 겪었지만 아픈 남편을 지켜야 했기에 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2023 회계연도에 서리집사로 임명받고 직분도 맡으면서 신앙생활에 더 열심을 내고 있습니다. 주님이 주신 달란트로 한 달에 한 번씩 교구 어르신들께 밑반찬을 만들어 섬길 수 있도록 채워 주신 것도 주님이십니다. 주님 은혜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한 가지 마음 아픈 것은 제가 너무 늦게 돌아오다 보니 담임목사님께서 그사이 많이 연로해지셨고 그 사실에 가슴이 메여 옵니다. 주님이 부르실 날을 사모하며 “나 천국에 가리”라고 찬양하시지만 저는 조금 욕심껏 기도합니다. “담임목사님께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우리 곁에, 우리 교회에 계실 수 있게 해 주소서!”


2023년에 연세가족들과 함께하신 주님! 2024년에도 함께하실 주님을 기다립니다. 주님의 사랑하는 딸 선화 올림.                        



/이선화(62여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82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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