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4-05-19 23:14:46 ]
나에게는 첫 번째 자리에 고정되어 있는 ‘제1번 기도 제목’이 있다. 여전도회에도, 구역에도 내놓고 애타게 기도하는 다급한 기도 제목은 바로 예수 믿지 않는 시부모님의 영혼 구원이다.
결혼 초부터 시아버님은 집안 문중의 일을 도맡아 하셨다. 총무 일을 맡아서 하신다고 하여, 나는 남편 집안에서 행정 관련 일을 하시는 줄만 알았다. 그러다 2022년 가을에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버님이 하시는 문중의 일이란 집안의 제사, 즉 하나님이 속상해하시는 우상숭배 하는 일을 관리하고 수종드는 일인 것이었다. 수년간 아버님께서 하신 일을 제대로 모르고 있었던 게 너무나 송구했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서 그 일에서 나오시도록 해야 했는데, 그 방법은 기도밖에 없었다. 구역에도, 여전도회에도 가능한 한 모든 믿음의 지체에게 아버님이 직장을 옮기시도록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매일 오전 기도 시간마다 아버님이 우상숭배 하는 일에서 나오도록 눈물로 기도했다.
감사하게도 지난해부터 ‘300명 기도용사’에 합류하여 교회와 담임목사님을 위해 기도하다 보니, 개인 기도를 할 때도 혼자 기도하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영력 있게 기도할 수 있었다. 둘째 딸을 임신한 상태였지만, 기도 시간만큼은 입덧도 배 뭉침도 없이 기도하는 데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작 아버님께 “그 일이 성경에 기록된 죄”(출20:3~6)라며 “빨리 거기에서 나오시라”는 말은 입에서 쉽게 나오지 않았다. 집안 어르신들과 한복을 입고 찍은 사진을 보여 주면서 당신께서 하시는 일을 무척 자랑스러워하시는 모습이 그저 안타깝기만 했다.
매일 아버님을 위해 기도하면서도 시댁에서 아버님을 만나 뵙고 오면 ‘아버님이 그렇게 좋아하시는 일을 스스로 포기하실 수 있으려나’ 하는 우려 때문에 마음이 무거웠다. 그때마다 담당 구역장께서 구역예배 때마다 아버님을 위해 기도해 주셔서 영혼 구원할 기도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었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응답의 때를 기다리며 예수 이름으로 기도해 악한 영을 대적하도록 마음을 다잡았다. ‘하나님, 우리 시부와 시모께서 우상숭배 하는 자리에서 멀어지게 하시고 시부께서 제사 수중으로 죄짓는 일을 속히 끊어지게 해 주세요.’ 또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행16:31) 말씀을 붙들고 기도했다.
그렇게 둘째를 가진 채 기도하는 데 마음을 쏟다가 하나님의 은혜로 둘째 딸을 무사히 출산했고, 이때 하나님께서 예상치 못한 기도 응답을 주셨다. 시어머니가 토요일에 큰딸을 돌봐주러 오셨는데, 다음 날 총력전도주일에 우리 교회에 와서 예배를 드리신 것이다. 어머니께서 남편과 함께 예배드리는 사진을 받고 병원에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비록 시댁과 교회가 차로 2시간 거리여서 결신하지 못했으나, 어머님이 교회에 와서 설교 말씀을 집중해 듣고 손녀딸이 교회학교에서 신앙생활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 문을 많이 여신 듯해 감사했다.
그렇게 마음 쏟아 기도하고 두 딸을 양육하며 2023년 회계연도를 마무리했다. 새해에 속한 구역에도 시아버지가 문중 일을 그만하시도록 중보기도를 부탁드렸다. 1년 넘게 같은 기도를 이어 오다 보니 응답에 대한 간절함이 다소 떨어진 듯했으나 이때 한줄기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버님이 맡은 직책은 3년을 주기로 임기를 결정하는데, 올해 2월 총회에서 아버님의 연임 여부를 결정한다고 하셨다. 이미 몇 차례 임기를 연장하셔서, 이번 임기 연장은 어려울 수도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아버님 얼굴에는 실망과 근심이 가득했지만, 나에게는 아버님 영혼을 구원할 희망이 보였다.
그때부터 간절함과 긴장감을 가지고 더 집중해서 기도했다. 그러다 드디어 아버님의 임기가 지난 2월로 종료되고 4월부터 출근하지 않으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할렐루야! 시아버님이 실망하시는 터라 지금 당장 이 간증을 전할 수 없으나, 며느리가 영혼의 때를 위해 기도해 온 것을 훗날 꼭 간증할 때가 오리라 믿는다.
시아버지와 시어머님의 영혼 구원을 위해 계속 기도하고 있다. 머지않아 시부모님 모두 복음에 마음 문이 열려서, 예수의 십자가 피의 공로를 만나고 천국 갈 믿음을 소유할 그 날을 기대한다.
/박채원 기자
(여전도회 편집실)
위 글은 교회신문 <84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