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포기할 수 없는 사랑의 심방

등록날짜 [ 2024-06-17 15:56:36 ]

코로나19 방역 규제가 거의 사라진 지난해 이맘때부터 현재까지 담임목사님께서는 코로나19 사태 기간에 교회와 멀어진 연세가족들을 돌아보라고 애타게 당부하고 계신다. 올해 신임 남전도회장으로 임명받은 후 심방하는 데 마음을 더 쏟고 있다.

마음 문을 닫아 놓고 원활히 소통하지 못하는 이들을 섬기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때로는 오래오래 참아야 한다. 살얼음을 디디듯이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한다. 전도나 심방은 사람을 마주하고 여러 가지 희로애락을 경험하며 힘들 때도 있지만, 주님과 함께 걸어가기 때문에 알 수 없는 기쁨과 행복이 넘친다.


#1. 교회에서 거리가 좀 있는 곳으로 회원들을 심방하러 나섰다. A 회원은 갈 때마다 내게 따뜻한 커피를 대접한다. 홀로 사는 단칸방 구석구석마다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진열되어 있다. 교회에서도 만나지만 심방을 하며 가까이에서 마주하면 더욱 친밀감을 느낀다. 주님이 일하심을 실감한다.

깊은 대화 중에 지난날의 허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어릴 때부터 가난하게 살다 보니 도벽이 생겼다며 자기 잘못을 자백하고 회개했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버린 물건을 모아가지고 박물관처럼 꾸며 놓았다며 자세히 안내해 준다. A 회원을 위해 지속적으로 심방해 복음을 들려주고 있다. 한 시간 정도 대화를 주고받다가 근처에 있는 음식점을 찾았다. 남전도회 모임 장소에서 만났을 때와 다르게 대화를 잘한다. 잘 들어 주기만 해도 문제가 저절로 풀어져 버린다.

사랑은 오래 참는 것이다(고전13:4). 예수님도 제자들을 양육하면서 끝까지 인내하셨다. 우리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를 지기까지 채찍에 맞아 살 찢기며 물과 피를 다 쏟아 주셨다. 이후 성령을 보내 주셔서 권능을 받은 제자들이 순교하기까지 복음을 전했다. 그토록 다짐한 수제자가 주님을 세 번이나 부인했을 때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우리는 모두가 문제투성이이다. 시간이 걸려도 사랑으로 섬기며 조금씩 참고 다가가다 보면 모난 부분들이 다듬어진다.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하셨다(고전13:13),


#2. B 회원 집을 찾았다. 홀로 살고 있으며 아무도 방문하는 사람이 없다. 항상 방문은 열려 있고 독한 담배 냄새가 구석구석 배어 있다. 기침을 심하게 하여 하루아침에 금연을 했으면 좋겠지만, 기도하며 계속 권면하였더니 많이 줄여 나가고 있다. 우리 남전도회원들도 중보기도를 할 때마다 B 회원 몸에서 강력한 거부 반응이 일어나서라도 담배를 끊게 해 달라고 간구하고 있다. 휴대전화가 바닥에 그대로 놓여 있다. 실내등을 켜고 혼자 소리를 내고 있는 TV도 껐다. 집에서 가까운 구청 식당으로 가면서도 숨이 차 서너 번씩 주저앉아 쉬었다가 무료 급식으로 식사를 마치고 온다. 가져간 바나나를 구석에 놓아 주었다.

어느 날은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아서 주민센터 노인복지 담당자에게 알아보았지만 담당자 역시 소식을 몰랐다. 온갖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이튿날 전화로 알게 되었는데 식당을 가다가 숨이 가빠 오고 현기증도 심했다고…. 눈앞이 캄캄해 바닥에 쓰러졌는데 행인에게 도움을 받아 119로 세종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다음 날 주민센터 노인복지 담당자를 급히 만나서 특별한 관심을 건의했더니, 매주 월요일마다 주민센터 직원이 방문하여 봉사단체에서 후원하는 반찬을 두고 간단다. 만나서 아침을 먹었는지 물어보니 그저 입맛이 없어서 굶었다고 한다. 먹지 않으면 기력이 떨어지니 억지로라도 먹으라고 했다. 요즘은 어지럼증이 더욱 심해졌다고 한다. 잃은 양 찾기 초청 주일에는 오지 못했지만 예배를 사모하는 마음 달라고 계속 합심해 기도하고 있다.

주기도문과 나 자신을 축복하는 고백, 성경 말씀이 적힌 코팅지, 교회 작정기도문, 예수 보혈 찬양 가사를 주며 혼자서도 믿음생활 하고 주님을 의지하여 자기 영혼을 지킬 수 있도록 권면했다. 교회에 예배드리러 오기 어려워하기에 담임목사님 설교 말씀이 담긴 SD카드를 건네며 성회 말씀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3. 잃은 양 찾기 주일을 앞두고 C 회원을 찾았다. 어렵게 연락이 닿으면 늘 일이 많아서 바쁘다고 했다. 낮에는 심방하기 어려워 저녁 시간에 만나기로 했다. 14남전도회 총무가 운전해 부회장과 함께 경기도 파주로 향했다. 밤 8시가 넘어 도착하여 부인과 연세 많으신 90대 노모를 모시고 가정예배를 드렸다. C 회원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흰돌산수양관 성회에 참가해 은혜도 받았으나,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기억력 감퇴가 찾아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오랜만에 만나니 감회가 새로워 꼭 안아 주었다. 부인은 대중가요 지도를 하고 있는데 집 안에 드럼, 색소폰, 신디 등 악기가 많았다. 아직 불신자라 찬송은 모른다.

가정예배에서 요한복음 3장 16절 말씀을 읽은 후 독생자를 주신 주님의 사랑을 말했다. “십자가에서 피 흘리신 주님 은혜로 죄를 회개하고 천국 가야 한다”며 복음을 간절히 전했다. 주님 은혜로 심방을 마치고 밤 10시가 넘어 교회에 도착했다. 돌아오는 길에 직분자들과 회원들을 어떻게 섬겨야 할지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소식이 뜸하거나 연락도 어렵던 회원이 간혹 “할렐루야”라며 문자로 답장만 보내 주어도 목마를 때 냉수 한 그릇 먹듯이 마음에 큰 위로가 된다. 하늘을 향해 두 손 들고 기도하면 굳게 닫힌 마음 문이 열려서 모두가 돌아올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기도하고 기도하고 또 기도하면 주님께서 크고 비밀한 일을 말씀대로 보여 주신다. 300명 기도용사와 700명 기도사명자 그리고 주일 5부예배에서 찬양하고 기도하는 연세가족들의 열기가 교회와 담임목사님을 지키고 있다.



/최화철 회장

위 글은 교회신문 <85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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