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내 삶의 우선순위 ‘신앙생활’

등록날짜 [ 2024-09-11 10:44:07 ]

매주 토요일이면 충청북도 보은군 집에서 서울 갈 준비를 하느라 분주하다. 주일마다 서울에 있는 연세중앙교회 궁동성전에 가서 온전히 예배드리고 기도하기 위함이다. 8세 아이 둘과 3세 아이 그리고 아내까지 다섯 식구가 짐을 챙겨 집을 나설 때면 육신은 피곤하나 주일예배 시간에 생명의 말씀을 통해 은혜 주실 주님을 기대하며 무척 설렌다.


아내는 연세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 연주로 충성하고, 나는 남전도회 활동을 하고, 아이들은 교회학교에서 하나님을 예배한다. 주일마다 분주한 일정을 보내고 있지만 우리 가정의 우선순위는 신앙생활이다. 


어떤 이는 집 근처에 있는 교회도 좋은데, 왜 굳이 왕복 7~8시간을 써 가며 서울까지 오가느냐고 묻지만, 우리 교회에서 만난 하나님과의 첫사랑이 있고, 매주 하나님의 생명의 말씀 듣기를 사모하기에 내 현재 상황보다 연세가족으로서의 신앙생활을 우선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에는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을 인도하시는 은혜를 경험했다. 현재 한 기업의 법무팀에 소속해 회사의 각종 소송을 진행하거나 대응하는 일을 하고 있다. 변호사는 아니지만, 독일과 미국에서 공부한 법학 석사 과정을 활용해 변호사와 같은 일을 하고 있다.


그러다가 지난 2020년에 법학 박사학위 과정을 시작했다. 석사 과정을 마칠 즈음부터 박사 과정을 시작하려 했지만, 근무 경력을 쌓아서 실무를 배우기로 했다. 박사 과정을 마친 후 대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꿈을 잊지 않고 몇 년간 회사생활에 집중하여 적응한 다음 박사 과정을 다시 시작했다.


그러나 회사생활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박사 과정을 마치는 일은 녹록하지 않았다. 엄청난 인내와 기도와 노력이 필요했다. 설상가상 처음 2년간 법학 관련 수업을 이수하는 과정을 시작할 때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탓에 학교에 오가기도 어려워졌다.


우여곡절 끝에 수업 과정을 마치고 졸업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나의 연약함을 발견해 하나님만 의지하게 되었다. 


논문 작성을 마치기까지 약 2년 반이 걸렸는데, 그간 논문의 방향을 잡고 지도 교수께 제안을 했지만 계속 거절당했다. 약 2년 동안 제안과 거절을 반복하다가 담당 교수가 정년퇴임할 시기가 되어 부랴부랴 올해 초부터 논문 작성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다소 급하게 논문 작성을 마친 후 심사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심사위원 5명이 만장일치해야 논문이 통과되는데, 내 논문을 가지고 심사위원들의 관점 차이로 옥신각신한 것이다. 결국 지도 교수께서 내용을 보강해 재심사를 받자고 했다. 내용 보강도 나의 노력만으로 할 수 없었고, 지도 교수와 협의하고 논의하면서 몇 번이고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어떤 날은 논문 50장을 작성했다가 다시 요약해서 줄이고, 또다시 50장을 작성하기도 했다. 해외에서 석사 과정을 할 때는 겪어 보지 않은 고됨이었다.


반드시 인도해 주실 주님만 의지하며

결국 나의 노력과 지식으로는 논문이 통과될 수 없음을 인정하며 겸손하고 가난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기도하기 시작했다. 매일 매일이 분주하고 할 일도 많았지만, 하루하루 베풀어 주시는 말씀과 은혜를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매주 삼일(수요)예배와 금요예배 시간을 구분해서 온 가족이 하나님께 예배드리고, 주일에는 궁동성전에 와서 예배드리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논문이 마무리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다소 지칠 때도 있었으나, 하나님께서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는 자는 여호와시니라”(잠16:9)라는 말씀을 주시면서 믿음을 주셨다. 나를 반드시 인도해 주실 하나님을 더 신뢰할 수 있었다.


매주 주일마다 먼 거리를 오가며 신앙생활 하고, 퇴근 후 저녁 시간에는 아이들 육아도 하며 새벽 시간을 활용해 논문 작성과 수정을 끝까지 마무리 지었다. 반드시 하나님께서 인도해 주시고 도와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으니, 논문을 끝까지 마무리할 뒷심을 발휘할 수 있었다. 그렇게 지난 7월에 최종적으로 논문 심사가 마무리되고 졸업이 확정되었다. 할렐루야!


논문이 확정된 순간 내 입에서는 “주님 감사합니다”라는 감사 고백이 먼저 나왔다. 그만큼 졸업하는 과정 가운데 나를 세심하게 인도해 주신 신실하신 하나님을 경험했기 때문이리라. 더욱이 올해 초에 하나님께서 귀한 생명을 선물로 주셔서 태어날 넷째 아이를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 삶도 하나님을 예배하는 일을 우선순위에 두고 승리하리라! 하나님 말씀에 순종할 때 일용할 양식을 공급해 주시는 것처럼 매일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 모든 일을 행하신 하나님께 무한한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김철희

(48남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86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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