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이라고 한다. 예수님 당시에도 종말이었고 지금도 종말이다. 종말 이야기가 2천년 넘게 계속되다보니 사람들은 제 풀에 지쳐 종말이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마지막 때는 하나님만이 아시지만 예수님은 말세의 징조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종말 이야기는 그림 조각 맞추기다. 99조각이 맞아도 한 조각이 안 맞으면 그림이 완성되지 않듯이 예언은 완성되지 않는다. 하지만 요즈음 세계를 보면 어느 시대보다 예언의 조각들이 맞아 들어간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그 그림이 얼마나 완성됐는지 지금 우리는 알 수가 없지만 인류의 운명에 석유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이라크의 최대 불행은 세계에서 매장량이 두 번째로 많은 유전지대에 있다는 것이다’란 말이 있다. 석유 때문만은 아니지만 석유가 중요한 이라크 전 배경이다. 점점 반미화되어 가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불안한 미국은 중동질서의 재편을 원했다.
오사마 빈 라덴이 사우디아라비아 사람이란 점과 그가 받고 있는 존경은 국민들의 반미적 성향을 알려주는 상징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이라크를 선택, 후세인을 대통령에 오르도록 지원했고 80년대 이란-이라크 전 때도 이라크를 지원했다. 하지만 미국의 도움으로 이란 전에서 승리한 후세인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중동의 맹주가 되기를 원했고 점차 반미로 기울었다. 각종 원유 사업에서 미국 기업들을 배제시키고 대신 프랑스와 독일, 중국 등의 기업들을 유전개발 사업에 끌어들였다. 첨예한 대립 끝에 쿠웨이트를 침공한 이라크에 대해 미국은 연합군을 형성, 침공했고 수 십억 달러씩 투자했던 프랑스와 독일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전쟁 반대의 진짜 속내는 막대한 경제적 이익이 미국에 침탈 당하는 데 대한 반발과 위기의식이었다.
아프가니스탄 역시 마찬가지다. 새로운 석유의 보고로 떠오른 카스피해의 석유를 끌어오기 위해서는 송유관이 아프가니스탄을 통과해야 한다. 미국은 이 송유관의 건설과 안정적 관리를 위해 탈레반을 적극 지원했다. 하지만 탈레반 역시 정권을 잡고 나서 미국의 의도대로 움직여주지 않았고 9.11 테러가 터지면서 미국은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리고 다시 아프가니스탄에 친미정권을 세우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카스피해에 인접한 체첸은 석유자원이 풍부한데다가 중앙아시아에서 생산된 석유가 러시아로 들어가는 송유관들의 길목에 있는 점이 화근이다.
러시아에게 체첸 송유관은 생명줄이다. 러시아는 체첸을 정리해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서방 에너지 기업들을 송유관 공사에 끌어들여, 지난 94년 체첸을 침공했고 이 때부터 끝없는 전쟁과 보복테러가 시작됐다.
이밖에도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 사태 등 수많은 국제분쟁의 이면에는 석유가 있다. 하지만 누구도 드러내놓고 석유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성경이 말하는 마지막 전쟁을 위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이 엄습한다. 조각들이 차근차근 제 자리를 찾으며 그림이 완성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세상을 자세히 보면 볼수록 신앙을 공고히 지키는 것 밖에 다른 길이 없음을 뼈저리게 실감한다.
이제 우린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예수님의 말씀을 붙잡아야겠다.
“그런즉 깨어있으라 너희는 그 날과
그 시를 알지 못하느니라”(마태복음 25: 13)
위 글은 교회신문 <6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