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새로 생겨나는 별의 폭발처럼 파괴되는 모습을 상상해보십시오. 이전의 전쟁에서는 결코 가능하지 못했던 파괴, 지금은 알 수 없는 엄청난 파괴를 가져올 전쟁을 막지 못한다면 문명은 거의 남아있지 못할 것입니다.”
금세기 초 상대성 이론으로 세상을 바꾼 아인슈타인은 천재의 상상력으로 핵무기가 가져올 인류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이렇게 이야기했다. 핵무기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천재의 이야기지만 성경은 베드로후서에서 이미 본 것처럼 인류의 마지막을 이렇게 예언했다.
“그러나 주의 날이 도적같이 오리니 그 날에는 하늘이 큰 소리로 떠나가고 체질이 뜨거운 불에 풀어지고 땅과 그 중에 있는 모든 일이 드러나리로다... 하나님의 날이 임하기를 바라보고 간절히 사모하라 그 날에 하늘이 불에 타서 풀어지고 체질이 뜨거운 불에 녹아지려니와”(벧후 3장 10절, 12절)
아인슈타인 당시만 해도 전 세계 핵무기는 숫자 면에서 보잘 것이 없었다. 60여 년 전인 1945년 미국만이 6기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미국 10,600개, 러시아 8,600개, 중국 400개, 프랑스 350개, 영국 200개로 이들 나라들이 보유한 전략·전술 핵무기는 모두 20,150개나 된다. 이밖에 이스라엘이 75~200개, 인도 30~35개, 파키스탄 24~48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핵무기 하나하나의 위력은 2차 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됐던 원자탄의 수 천 배이니 어떤 이들은 이 무기만으로도 지구같은 행성 6개를 한꺼번에 불바다로 만들 수 있다고 장담(?)하기까지 한다.
워낙 가공할 핵무기의 위력 탓에 실제 핵전쟁이 나겠느냐고 반신반의할 사람도 있겠지만 인류가 쿠바 미사일 위기 때 실제로 핵전쟁의 직전까지 갔었다는 데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많은 사람들에게 지금은 먼 옛날 이야기로 잊혀졌지만 1962년 10월 미국은 본토에서 불과 120킬로미터 떨어진 쿠바에 핵탄두를 장착한 소련의 중장거리 미사일이 배치된 사실을 발견했고 미국과 소련은 13일 동안 전쟁 일보 직전까지 갔었다. ‘아랫배에 비수가 박혔다’고 느낀 미국은 쿠바를 해상봉쇄하며 소련을 압박했고 소련은 쿠바 상공을 정찰하던 U-2기를 격추시키기까지 할 만큼 상황은 일촉즉발이었다. 당시 미 케네디 대통령이나 소련 흐루시초프 서기장 모두 전쟁이 난다면 전면적인 열핵전쟁이 될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지만 이를 각오했다. 소련이 굴복해 핵탄두를 철수하면서 전쟁을 극적으로 피했지만 사태가 더 발전했다면 인류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에 대해서는 상상에 맡길 뿐이다.
지금은 쿠바 미사일 위기 때보다 핵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앞서 말한 대로 이 세계에는 2만기가 넘는 핵무기가 존재하고 있고 이젠 테러리스트들까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실시 되고 있다. 특히 구 소련이 붕괴하면서 수십 개인지 수백 개인지 숫자도 정확히 알 수 없는 핵무기들이 국제 무기 암시장으로 흘러나갔고 이 핵무기들은 이미 통제불능의 상태이다. 또 북한과 이란은 사활을 걸고 핵보유국이 되려 하고 있고 일본은 지금이라도 당장 핵 대국이 될 수 있는 잠재적 핵 강국이다. 우리나라 역시 언제든지 핵무기 보유가 가능하다. 한 방이면 인류를 끝장낼 수 있는 핵무기들이 세계 도처에 널려 있는 위험한 세계에 살면서도 요즈음 사람들은 하나같이 잘 먹고 잘 사는 일에 몰두하며 육신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고 있다. 예수님은 마지막 때가 노아의 때와 같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위 글은 교회신문 <7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