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오류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성경이 아무리 성령의 감동으로 쓰여졌더라도 결국은 사람의 손을 빌어쓴 것이기 때문에 성경에는 오류가 있다는 주장이다.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건넌 것은 바다가 아니라 갈대밭이었다든지, 물이 포도주로 변한 게 아니라 원래 포도주였다는 류의 주장으로, 이들은 성경에 나오는 비유나 이야기들을 신화화해버리거나 설화로 취급한다. 다시 말해 성경은 사람들에게 교훈과 가르침을 주는 게 목적이지 거기에 나온 이야기들을 있는 그대로 다 믿을 것은 못 된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과연 성경의 오류를 스스로 증명해내었기에 이렇게 말하는가? 결론적으로 말하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자신의 손으로 벌려놓은 일도 객관적 진상을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같은 상황을 두고도 개인간의 다툼이 일어나는 것은 객관적 현실은 하나인데 어느 한편인가는 이를 잘못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나라들 사이에도 적용된다. 우리가 철썩같이 사실이라고 배운 역사적 사실들 가운데 많은 부분이 학자들 사이에 국적과 학문적 배경, 개인적 이해관계에 따라 진실성 여부를 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인간의 과거 역시 마찬가지다. 역사는 승자의 역사이다. 승자는 치부를 감추고 영광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사실들만을 기록으로 남기며 패자의 역사는 모조리 불사르고 매장해버렸다. 이 때문에 과거 역사를 정확히 파악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안개 속 같은 과거를 파악하는 방법은 과거 기록을 보거나 유물이나 유적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지만 이런 자료들이 주는 정보는 제한적이며 단편적이다. 그렇다면 이런 자료들로도 메워지지 않는 부분은? 추측해서 채우는 방법밖에 없으며 이것이 설(說)이다. 이 때문에 설(說)은 새로운 근거가 제시되면 폐기되고 새로운 설(說)로 대체된다. 더구나 사료가 없으면? 잊혀지는 것밖에 도리가 없다. 우리는 과거를 모두 기억하지 못한다(전 1:11).
역사 속에서 순간을 살다가는 인간은 존재와 삶 자체가 오류와 모순투성이다. 이런 인간이 성경을 맥락적 차원이 아니라 단편적 문구와 사실들을 꿰맞추고 재단해서 오류설을 주장한다면 하나님은 어떻게 대답하실까?(욥 38:4) 세상을 창조하시고 역사를 주관하시며 태초부터 지금까지 지구상에서 살다간 수백 억인지 수천 억인지 모를 인간들의 삶을 꿰뚫고 계시는 하나님께서 성경에 오류가 없다고 하셨다(딤후3:16).
그런데도 몇 십권, 많으면 몇 백권, 아니면 몇 천권 읽은 책과 제한된 인생경험을 바탕으로 오류설을 주장한다면 너무 무모한 것 아닌가? 그것도 크리스천이라고 자임한다면 말이다. 이런 사람들은 하나님이 무모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인가? 성경 오류설은 너무 성급하며 무모하다. 아직 세상 일은 진행 중이다(고전 13:12).
위 글은 교회신문 <87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