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공식 축구서포터즈인 ‘붉은 악마'의 호칭에 대한 개명문제가 한 공중파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제기됐다.
MBC ‘시사매거진 2580'은 7월9일 방송에서 ‘악마는 싫다?'는 리포트를 통해 ‘붉은 악마'라는 표현의 문제점에 대해 설명한 뒤 종교계의 부정적 반응, 국내 일반 응원 시민, 독일 프랑스 등 해외 축구팬들의 현지 반응 등을 종합해 ‘붉은 악마'표현이 주는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제작진은 4800만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마치 월드컵을 통해 ‘붉은 악마'로 비춰지는 것은 아무래도 문제가 있다는 점을 기독교, 천주교, 불교계 인사 등을 통해 설명했다. 또 이같은 분위기와 상관있는 독일 현지 교포들이 붉은 악마와 붉은 호랑이로 양분돼 응원하는 모습도 소개했다.
사실 붉은 악마란 단어는 지난 1983년 멕시코 청소년 축구대회 때 처음 등장했다. 당시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4강 신화를 이룬 우리 대표팀을 외국 언론들이 ‘레드 퓨리스(Furies)’라고 표현한 것이다.
‘퓨리스’란 `한을 품고 죽은 귀신의 원혼’이란 뜻으로 그리스 신화 속 복수의 여신을 가리키는 단어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단어가 우리나라에 소개되면서 붉은 악마로 번역된 것이다. 그 후 1995년 12월 ‘붉은 악마’ 응원단의 전신인 축구 서포터즈 모임이 이 단어를 모임명으로 채택하고 영문 이름을 ‘레드 데블’로 하면서 퓨리스는 데블로 바뀌게 됐다.
방송은 “명칭을 변경하는 것은 응원단의 자율이겠지만 ‘붉은 악마’라는 이름이 국가대표팀과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용어로 자리잡아가는 시점에서 ‘악마’라는 명칭을 변경할지 말지를 차분하게 고민하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박종순 목사는 “4800만 한국인이 붉은 악마라고 하는데, 기독교인은 붉은 악마가 아니다. 우리는 악마를 싫어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위 글은 교회신문 <9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