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옥 씨의 ‘요한복음 강해’가 기독교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EBS 교육방송을 통해 ‘도올의 영어로 읽는 요한복음 강해’라는 제목으로 성서 강해를 하고 있는 김용옥 씨는 지금까지 구약폐기론, 예수의 육체적 부활 부정, 동정녀 마리아 예수 탄생 부정 등 기독교 근간을 흔드는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혹 이를 따르고 신봉하는 무리가 발생할 수 있기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가 주장하는 대표적 쟁점을 중심으로 무엇이 문제인지 살펴보자.
김용옥 씨는 하나님의 신적인 존재을 인정한다. 그러나 예수와 성령을 신으로서 인정하지는 않는다. 성경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 쓴 기록서로만 인정할 뿐 하나님의 영감으로 쓰여진 절대적 말씀으로 인정하지는 않는다. 그의 치명적 잘못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예수를 사람의 아들로 보기에 동정녀 마리아에서 태어난 것 역시도 부정한다. 당시 예루살렘에서는 호구조사도 없었으므로, 마리아가 만삭의 몸으로 애굽에서 예루살렘까지 올 수도, 올 리도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예수의 탄생을 기록한 공관복음(마태, 마가, 누가복음)은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가 성서를 강해하기 위해 택한 텍스트는 요한복음일 수밖에 없다. 공관복음과는 달리 요한복음에는 예수의 동정녀 탄생이 기록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 구약폐기론= 김용옥 씨는 한겨레와의 인터뷰를 통해 “구약성경은 유대인들의 민족신인 야훼(여호와)가 유대인들이 다른 신을 섬기지 않고 오직 자신만을 믿는 조건으로 애굽의 식민에서 해방시켜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으로 이끌어주겠다고 유대인만을 대상으로 한 계약이며, 예수의 출현으로 새로운 계약(신약)이 성립된 만큼 구약은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구약은 과거의 계약, 없어져야할 계약서일 뿐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성경에는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나 폐하러온 줄로 생각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케 하려 함이로라”(마5:17), “그러나 율법의 한 획이 떨어짐보다 천지의 없어짐이 쉬우리라”(눅16:17)고 했다. 하지만 그는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을 인정하지 않기에 이런 말씀도 믿을 수 없는 것이다.
▲ 예수의 동정녀 탄생 부정= 김용옥 씨는 예수를 신적인 하나님으로 인정하지 않기에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예수가 태어난 것을 부정한다. 인간의 구원에 대해서도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말씀에 의해 깨우쳐 지고 깨달음을 얻는 것이 ‘구원’이라는 것이다. 말씀을 믿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자각에 의해 깨우침을 얻는 것이 구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예수가 우리 죄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심도, 우리 질병을 위해 채찍에 맞으심도 모두 상징성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기독교의 ‘구원’을 불교의 ‘깨달음’과 비교할 뿐이다. 구원의 체험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 스스로 상상하며 만든 구원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을지 궁금할 따름이다.
이러한 요한복음 강해로 그가 궁극적으로 얻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그의 말을 인용해 밝히고 싶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이 책 하나만 해도 어찌 그대(기독인)들이 성전이라 부르는 거대한 시멘트 건물의 건축에 비할 수 있으리오? 그 수천 개를 합쳐도 훌륭한 신학도 한 명이 짓는 하나님 말씀의 건축물의 벽돌 한 장의 값어치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국교회의 반성을 촉구한다.”(요한복음 강해, 김용옥 저, p141)
이 말이 얼마나 많은 신도들과 목회자들에게 신빙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아무리 많은 지식과 철학이 있다할지라도 기독교는 어디까지나 체험의 종교이다. 구원의 감격도, 성령의 내재하심도 모두 체험으로만 가능할 뿐이다. 이 체험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 바로 기독교이며, 교회이다. 애시당초 체험하지 못한 이가 기독교의 교리를 말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일 뿐이다.
성서 해석의 출발 지점부터 어긋나 있는 도올의 요한 복음강해를 기독교인들은 바른 신앙관을 가지고 지켜 보아야 할 것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10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