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아주 환상적이고, 기분좋은 체험을 했을 때, “야! 완전히 홍콩 갔다 온 기분이야” 라는 표현을 비유적으로 사용하곤 하는데 난 그런 홍콩을 출장차 자주 다녔다. 침사추이의 게이트웨이 타워(Gateway Tower)에서 시작하여 오션파크(Ocean Park)까지 이어지는 명품 및 고급 매장의 쇼핑몰은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특히, 스타의 거리에서 바라보는 저녁 야경은 전 세계 관광객들로의 감탄을 저절로 자아내게 한다. 더욱이 이 야경을 피크트램(교통수단)을 타고 올라 가서 빅토리아 파크라는 산의 정상에서 바라보면 그 놀랍고 아름다운 광경에 어느 누가 입을 다물 수가 있을까? 난 협력업체 담당자와 회사의 고객을 위해 홍콩 출장 시 마다 그곳에 자주 가게 되었고, 갈 때마다 처음 보았을 때의 감흥은 점점 줄어들고, 나중엔 그곳에 가는 것 자체가 귀찮기까지 했다. 아무리 아름다운 것일지라도 자주 보고 접하게 됨으로써 갖게 되는 식상함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런데 이렇게 감동이 무뎌지는 것은 나만의 문제는 아닌 듯 싶다. 좋다. 이런 것은 무뎌져도 좋다. 그런데 우리가 무뎌지지 말아야 할 것이 점점 무뎌져 가는 것은 아닐까?
“난 이미 구원받았는데 뭐… 어때?” 적당히 신앙생활하고자 하는 무의식적인 행동과 안일한 생각들... 기억해 보자. 성령님에 대한 첫 체험, 구원에 대한 감사와 고마움, 방언이 터졌을 때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었던 그 감동들이 바로 평생에 잊지 말고, 무디어지지 말아야 할 것들이 아닌가?
이제는 타성에 젖은 신앙생활로 지난날 부르짖으며 기도하던 모습, 예배드릴 때마다 감사의 눈물을 흘리던 모습, 이러한 것들이 언제 부턴가 점점 멀어져만 가고 아득한 옛날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것은 아닌지. 타성이라는 함정에 빠져서 신앙생활에 무기력해지는 것은 아닌 것인지. 언젠가 설교 중에 오랫동안 신앙생활 한 교인의 타성에 젖은 나태함과 태만함을 지적할 때, “주님의 사랑과 구원의 감사함에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지?” 그렇게 입 속으로 되뇌이며, 난 절대로 그러지 않으리라 기도하며 다짐 했건만 어느새 내가 담임 목사님의 설교의 주인공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보며 우리 모두 타성이라는 굴레에 빠지지 않기를 소망해 본다.
위 글은 교회신문 <11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