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두 가지 사건이 있었다. 하나는 이랜드 사태이고, 다른 하나는 분당 샘물교회 성도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피랍된 것이었다.
위 두 사건 사이의 공통점을 든다면 한국의 개신교회와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잘 알려진 대로 이랜드그룹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기업으로서 박성수 회장은 믿음의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분당샘물교회 성도들은 아프가니스탄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가 탈레반에 피랍되어 아직도 억류된 상태에서 고통을 당하고 있다.
그런데 위 두 사건 사이에서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위 두 사건에 대하여 네티즌들의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다는 것이다. 평소 기독교적 기업임을 강조하던 이랜드그룹이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이 노동계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었음에도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다수 해고하고, 해고된 근로자들과 노조의 부당한 쟁의행위에 대하여 비타협적이고도 반노조적인 태도를 고수한 데 대하여 네티즌들의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지고, 불매운동까지 일어났다. 그래도 이 정도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샘물교회 성도들의 탈레반 피랍과 관련된 네티즌들의 행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 피랍 기사에 달린 댓글들의 내용은 자세히 읽기가 두려울 만큼 기독교에 대한 반감에서 나온 거친 언어들로 가득했다.
필자는 다른 종교와 비교하여 볼 때 우리나라에서 개신교회 만큼 봉사와 구제를 많이 하는 곳도 없다고 확신한다. 그런데도 왜 이렇게 기독교에 대하여 반감을 가진 사람이 많은 것일까. 어떤 분은 그 이유 중의 하나로 다른 종교보다도 기독교와 목회자들이 더 활동적이고 외부에 대하여 개방되어 있어 거기에 작은 흠이라도 있으면 더 쉽게 눈에 띄기 때문이라고도 하는데, 일면 상당히 타당한 지적이지만 좀 더 근본적인 원인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세상을 향하여 취하여야 할 태도는 어떤 것일까. 말세에 다다른 세상이 악하여 교회를 대적하고, 의인은 세상의 핍박을 받기 마련이므로 이러한 일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꼭 그렇게만 받아들일 수는 없는 것 같다.
그것보다는 교회가 한국사회 내에서 그 위치와 규모에 걸맞은 사회적 위상을 아직 갖지 못하였고, 그만큼 사회에 대한 선한 영향력이 적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그 원인이 교회가 지역사회에 대하여 무관심한 고립적 태도를 고수하고, 세상과 언론에 대하여 비둘기처럼 순결하고 뱀처럼 지혜롭지 못한 접근을 하여 불필요한 오해와 반감을 사기도 했으며, 세상 사람들의 처지와 상황을 잘 살피지 않고 일방적으로 접근한 것 때문은 아닌지 한번쯤은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현대는 인터넷의 발달로 사회적 금기와 성역이 모두 허물어지고 해체되어가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세상은 여러 사회적 이슈(예를 들면, 현재 문제되고 있는 성직자에 대한 과세문제, 교회 회계의 투명성, 기독교의 정치참여 등)의 제기를 통하여 교회에 더욱더 세찬 도전을 하려들 것이다. 사도행전에서 초대교회 성도들이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아 구원 받는 사람이 날마다 더하여졌던 것처럼 현대의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이와 같은 선한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고, 오히려 그러한 일이 일어나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세상에 어떻게 대처하며 승리하여 나갈 것인가.
위 글은 교회신문 <117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