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뒷산의 나무들이 붉게 물들고 있다. 성큼성큼 다가오는 계절의 변화를 느낀다. 단풍의 절정을 느끼고자 하는 수많은 사람이 산을 오르내린다. 산 속에서 자연이 주는 신비함, 벅찬 감동을 느낀다.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보게 된다.
한 해 동안 나무는 과실을 맺기 위해서 따사로우며 강렬한 햇빛을 품는다. 촉촉하면서도 매서운 비바람도 받아들인다. 아름다운 꽃을 피우며 가지마다 풍성한 열매를 낸다. 또한 주인에게 수확의 기쁨을 준다. 겨울이 오면 내년을 기약하며 모든 것을 버리고 아름다운 쉼으로 들어간다.
우리 인생도 열매를 맺는 나무와 같지 않을까. 나의 나무는 여름을 지나고 있다. 시련과 고통의 시간을 지나왔고 앞으로 겪어야만 할 것이다. 그러나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땅 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하늘을 향해 가지를 벌리면 튼실한 열매를 기대할 수 있다. 내 삶이 끝나는 겨울이 오면 아름다운 결실로 그분을 기쁘시게 하고 싶다. 이제 가을로 접어들고 있다.
나는 풍성한 열매, 결실 있는 삶을 상상한다. 하지만, 날마다 실패한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뜻대로 살고 싶지만 육신의 소욕, 죄의 정욕에 매여 좌절한다. 그러나 성령님이 날마다 나를 일으키신다. 나를 내려놓고 그분으로 채우라 하신다. 오늘도 그분의 뜻을 이루도록 인도하시는 성령님이 계시기에 소망이 있다. 하늘로 우리를 부르시는 그 날, 주안에서 참된 안식을 바라본다. 주께서 나를 통해 맺으실 열매를 바라보며 이제 한 해를 아름답게 마무리하련다.
위 글은 교회신문 <12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