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광복 이후 지난 60여 년 동안 전쟁이 잠시 중단된 분단국가다. 그런데도 우리나라가 반세기 이상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지 않고 이렇게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크신 은혜라고밖에 설명할 도리가 없다.
지구상의 수많은 지역과 국가에서는 지금도 크고 작은 내전과 분쟁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오늘날 전 세계의 분쟁 건수는 80여 개에 달한다. 분쟁 지역을 보면, 미주지역 4, 아프리카 26, 중동 12, 아시아 19, 독립국가연합(CIS) 9, 유럽 13 등 다양한 민족과 국가에서 민족, 종교 등의 차이로 인해 끝없는 갈등과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그 중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이 세계 분쟁의 68%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 전쟁 상태에 돌입한 지역만 36개나 된다(아프리카 11개, 아시아 10개, 중동 8개 지역). UN에 가입된 회원국 191개국만 기준으로 해도 20%에 가까운 나라가 전쟁 중이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휴전국가인 우리나라에 전쟁이나 국지적인 분쟁이 일어난다면 단순한 ‘국가발전저해’가 아닌 남북한 모두 다시는 일어설 수 없는 바닥으로 추락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 발발할 수 있는 전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은 ‘전시작전 통제권’을 갖고 있는 주체에 의해 이루어진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방 정책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 예상되는데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대한 재검토 의견도 그 중 하나이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은 전쟁이 났을 때 한국에서 작전 중인 미군은 물론, 대한민국의 모든 군인을 통제하는 작전의 권한을 뜻한다.
지난 정부에서 환수시기를 2012년으로 추진하였고, 미국에서는 2009년 이후 환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전쟁 또는 유사한 사태가 발생할 경우 한국군과 미군을 통제하고, 작전명령을 하달하고, 지휘하는 모든 권한이 한미연합사령관(유엔군 사령관, 주한미군사령관 겸직)이 행사하게 되어 있다. 1978년 11월에 한미연합사령부가 창설되면서 유엔군의 작전통제권이 한미연합사 사령관에게로 옮겨졌고, 그 후 30여 년간 북한의 전쟁도발 위협을 막아오면서 우리나라의 굳건한 안보태세를 갖추는 버팀목이 되어 왔다.
1950년 한국전쟁, 1910년 경술국치, 1904년 러일전쟁, 1894년 청일전쟁, 1636년 병자호란, 그리고 1592년 임진왜란 등 한반도의 전쟁과 침탈은 우리의 국권이 쇠약해져 있거나, 외세의 침입에 미리 대비하지 못한 채 외교력을 상실해 가는 시기에 생겨난 사건들이다.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에게 부여하신 세계선교의 사명을 온전히 감당하기 위해서 먼저 선결되어야 할 과제는 무엇보다 우리나라를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도록 굳건히 지키는 일이다.
새롭게 정권이 출발하는 이 시기에 냉철한 시각으로 현실을 바라보면서 과연 국익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현실감각을 바탕으로 할 때, 나라와 민족의 평화를 위한 좀 더 구체적이고 전략적인 기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곧 궁극적으로 우리 민족에게 허락하신 세계를 향한 선교사명을 잊지 않고 하루하루를 승리해 나가는 길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13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