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랜트 안재환 씨의 자살이 있은 지 한 달도 안 된 지난 10월 2일 국민적 스타 최진실씨가 목을 맨 채 숨져 있는 상태로 발견 되면서 나라 전체가 충격에 휩싸여 있다. 연예인들의 잇따른 자살로 모방자살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인터넷 악플 문제들이 이슈가 되면서 그 충격의 여진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충동자살로 결론을 내린 그녀의 죽음이 더 비참하게 느껴졌던 것은 가족과 함께 있던 공간 한 쪽 구석에서 문을 굳게 잠그고 가족들을 안심시킨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과, 그 처참한 광경을 처음 발견한 것이 그녀의 어머니였다는 것이다. 죽은 딸의 시신 앞에서 “그때 문을 부수고라도 들어 갔었어야 하는데..."라며 오열하던 그녀 어머니의 애통하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였다. 그때 문을 부수고 들어가 “그렇게 죽으려면 차라리 이 애미를 죽여라"고 하면서 억척스럽게 그녀를 끌어냈더라면 하는 후회와 죄책감이 얼마나 큰 마음의 짐이 되겠는가.
20여 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던 최고의 스타, 그로 인한 부와 명예, 그녀의 삶은 모든 사람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아니었던가. 그녀의 죽음이 충격적이었던 것은 화려한 인생 이면에 결혼 실패로 인한 좌절, 연예인에게 무차별 가해지는 각종 루머와 인터넷 악플들로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온 연약한 여자로서의 또 다른 그녀가 존재했다는 사실과, 화면에 비추어진 이미지처럼 인생의 어려움 속에서도 발랄하고 억척스럽게 삶을 이겨낼 것이라 믿었던 그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믿기지 않는 그녀의 어처구니없는 죽음 앞에 문을 부수고라도 말리지 못했던 어머니처럼, “이 지경이 될 때까지 과연 나는 뭘했나?"라는 아쉬움이 지인들의 한결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자살을 결심하고 강물에 뛰어들려고 하는 순간, 자살하면 지옥간다는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이 한마디에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그제서야 그 자리에서 화들짝 물러설 수 있었습니다." “목을 매 자살하려는 순간, 교회의 십자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빛이 나를 비추는 것 같았습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죽음이라는 막다른 골목에서 절망의 문을 부순 것이 바로 신앙의 힘이었다는 것을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교회에 출석했던 최 씨에게 결정적인 순간에 신앙의 힘조차 역부족이었다는 것은 같은 그리스도인으로서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죽음이란 육신과 영혼의 일시적인 분리일 뿐, 죽음 이후에는 영혼의 삶이 시작된다. 이 땅에서의 삶이란 이 영원한 삶의 부분에 불과하며, 그 때를 위해 준비해야 하는 과정이다. 그 영혼의 때는 예수를 믿음으로 죄의 문제를 해결한 자는 영원한 천국에서, 그 사실을 믿지 않는 자는 참혹한 지옥에서 이 세상에 있을 때보다 수억만 배 큰 고통 속에서 영원히 살아야 한다. 죽음 이후의 내세관이 명확하게 믿음으로 자리잡고 있지 않으면 그리스도인이라 할지라도 자살의 유혹을 떨쳐버릴 수 없다. 지금 이 순간에 또 어떤 사람들이 문을 잠그고 스스로의 죽음을 결심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들을 휘감는 절망의 문을 부수고 그들을 끌어낼 유일한 희망은 내 고통을 자기 것처럼 끌어안고 저주와 질병과 죽음을 담당하신 예수 그리스도밖에는 없다. 바울이 감옥에서 탈옥한 것을 보고 두려워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던 간수를 향해 외쳤던 바울의 한 마디만이 자살의 망령을 떨쳐버릴 수 있다.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얻으리라"
위 글은 교회신문 <14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