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당신에게 누가 금전적으로 피해를 줬거나 혹은 당신의 자존심에 심한 상처를 주었다면 어떻게 할 것 같은가? 우리는 자신에게 손해를 주거나 피해를 주는 사람에게 당연히 자신이 입은 손해나 피해에 대해서 보상을 받기 원한다. 그것이 정당하고 합리적이기에 오히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만 바보가 되는 것 같아 참을 수가 없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 주님은 어떻게 피조물인 인간에게 온갖 저주와 조롱을 받으며 채찍에 맞고 십자가에 못 박힐 수가 있었을까. 해마다 고난주간과 부활절을 맞이하면서 기자는 너무 영악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나 자신과 많은 기독교인의 이중성에 허탈해지곤 한다.
우리 주님이 택하신 십자가의 길을 우리는 날마다 거부하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닐지 모르겠다. 그것은 우리의 모습이 마치 일만 달란트 탕감 받은 자가 백 데나리온 빚진 자에게 몹쓸 짓을 한 것처럼 손해와 피해에 대해서는 끝까지 보상을 받아내는 것이 우리의 자화상이니 말이다.
그래서 기자는 2009년 고난주간과 부활절을 맞이하면서 우리 연세중앙교인들이 밑지고 사는 연습을 매일 한 가지씩 실천하고 살아보자고 제안하고 싶다. 그 실천 방법은 아주 사소한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운전을 하면서 내 앞쪽으로 껴드는 차가 있으면 언제나 끼워주는 것이다. 그리고 부부 사이에도 자신이 무조건 잘못했다고 밑지고 살아주면 화목한 가정이 될 것이다. 직장에서도 그냥 바보처럼 밑져주고 살면 그 사람들이 우리 때문에 얼마나 살맛이 나겠는가. 이렇게 밑지고 사는 우리 교인들의 삶을 통해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보여줄 때 우리 주변의 불신자들이 예수를 만나고 싶어 앞다투어 우리 교회로 나오지 않을까.
위 글은 교회신문 <15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