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가족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할 때 TV를 시청하면서 식사를 하십니까? 아니면 TV 시청 없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하십니까? 이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조차 어렵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학교 방과 후에 늦은 시간까지 학원 수업이 이어지고, 아버지는 늦은 시간까지 일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맞벌이 부부인 경우에는 가족 모두 함께 식사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이렇듯 오늘날 우리의 가정은 자녀와 마주 앉아서 식사할 시간마저 빼앗겨 버렸다. 부모와 자녀의 대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자녀가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또 일부러 시간을 내어 대화를 시도해 보지만 평소에 대화가 익숙하지 않은 가정이라면 이마저도 힘든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에 대한 교육도 올바른 인격체로 키우기 위한 인성적인 교육보다는 학원에만 보내는 지식적인 교육에 집중되고 있다.
옛날 어른들은 자식들에게 밥상머리에서 가족의 소중함은 물론 웃어른에 대한 공경과 공동체에서 지켜야 할 예절, 인내력 등을 가르침으로써 기본적인 인성 교육을 가르쳤다. 이것은 아이들의 올바른 인격형성의 밑거름이 되었다. 이렇게 중요한 식사시간을 또한 가족이 함께 대화할 수 있는 시간으로 이끌어 간다면 부모와 자녀간의 대화의 벽을 허무는 시간, 사회를 살아가는 삶의 교육의 시간, 신앙의 경험을 들려주는 신앙의 시간이 될 것이다. 일주일에 단 몇 번만이라도 가족이 함께 식사하며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갖되 아이들을 훈계하고, 야단치고, 지시하는 시간이 아닌, 각자의 생활 현장에서 겪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고민을 마음 놓고 풀어놓을 수 있는 편안한 시간이 되어야 한다. 혹자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이야기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힘든 일일수록 그 안에서 얻어지는 결실은 더욱더 우리의 자녀를 올바른 인격체로서 성장하게 할 것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16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