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하나님 앞에 온전히 서는 아이로

등록날짜 [ 2010-03-02 11:41:41 ]

지나친 교육열이 오히려 화 불러
자녀 믿고 기다려주는 지혜 필요

얼마 전 다섯 살배기 딸아이를 맡긴 보육시설 담임교사와 상담을 하게 되었다. 상담을 하기 전에 담임교사는 미리 학부모들에게 쪽지를 돌려서 아이에 대해 궁금한 점을 적어달라고 했다. 그것을 토대로 담임교사는 상담을 준비하였다.

상담을 하면서 아이에 대해서 새로운 점도 알게 되고, 보육시설에서의 또 다른 모습을 알게 되어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담임교사는 대부분의 학부모가 보육시설에서 아이의 생활상을 차분히 들으려 하기보다는 “우리 아이는 밥을 잘 안 먹어요. 말을 조리 있게 못해요. 발음이 안 좋아요. 산만해요. 말을 안 들어요. 너무 기가 죽어 있어요. 맞고만 있어요” 등등 아이의 약점만을 부각시켜 해결책을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부모들이 걱정하는 것보다 아이들은 사회에 더 잘 적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부모가 다른 아이와 내 아이를 비교하면서 내 아이의 잘난 부분을 부각시켜 자랑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다른 아이보다 못한 점을 크게 확대시켜 바라보면서 안절부절못한다. 그래서 아이를 믿고 기다려 주지 못하며 여기저기 좋다는 교육방법을 찾아다닌다. 그리고는 내 아이에게 맞는지 안 맞는지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아이를 혹사하기도 한다.

한 엄마는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인터넷 검색을 통해 좋다는 교육용 교구를 사들였다고 한다. 그리고는 아직 눈의 초점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아이에게 플래시카드를 들이대며 교육하기에 바빴다고. 그런데 엄마의 지나친 교육열로 인해 그만 아이에게 정서장애가 오고 말았다고 한다.

누가 봐도 멀쩡하고 그 또래 아이들과 정상적으로 상호작용을 하고 있음에도 부모의 편견으로 평균에서 부족한 아이로 전락하는 경우가 뜻밖에 많다.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는 아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좋지만, 아이가 자신에게 주어진 생명력과 의지로 자신을 개발하고 일어설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것도 부모의 몫이다. 아이를 들볶을 것이 아니라 부모의 눈에서 색안경을 벗어야 하는 것이 먼저일 수도 있다.

무엇이든지 잘하는 만능엔터테이너를 만들기보다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일어설 수 있는 힘, 야곱과 요셉, 모세와 같은 칠전팔기의 정신을 가진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이 아닐까.
세상의 어떤 부모도 자기 자식 자랑하지 말고 남의 자식 잘못에 대해 욕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내 마음대로 자식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내 마음대로 자녀를 키우려 하지 말고 하나님 뜻대로 키우려 할 때, 그렇게 공심을 가질 때 자녀와 함께 하나님 앞에 온전히 설 수 있지 않을까.

 

위 글은 교회신문 <18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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