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0-07-04 20:55:10 ]
#1. 과거 몇 년 동안 교계 기자로 일하면서 부흥한 교회를 취재하기 위해 무던히도 돌아다닌 적이 있다. 전국 각지에는 달란트에 맞게 다양하고도 알찬 프로그램으로 부흥한 교회들이 많았다. 찬양을 우선시하는 교회, 성경공부를 중시하는 교회, 셀 목회를 지향하는 교회 등 다양했다. 그러나 그 모든 프로그램이 아무리 유익하고 좋아도 결국 ‘말씀’과 ‘기도’가 중심이 되지 않으면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것도 발견할 수 있었다.
찬양이 아무리 매력적이라도 그 속에 말씀이 없으면 그저 감정에 호소할 뿐이고, 성경공부를 통해 지식으로는 충만해도 기도가 없이 그 말씀이 내 것이 되지 않으면 세상 철학을 공부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또 셀 목회를 통해 자주 모이는 분위기를 만든다 하더라도 그 속에 교제만 있고, 예배가 없다면 친목모임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결국 부흥하는 교회는 말씀과 기도가 핵심이다. 그 말씀과 기도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목회 성공의 키워드였던 것이다.
#2. 독일은 오늘날 선진국 G7 중 하나지만, 유럽 역사 속에서 오랫동안 오랑캐 족으로 낙인 찍혀 있었다. 척박한 땅에서 생존을 위한 전쟁이 난무하면서 문화 창달은 꿈도 꾸지 못한 채 호시탐탐 주위 나라의 땅만 노릴 뿐이었다. 그러다 로마의 영향을 받아 그 문화를 흡수하면서 거주할 땅이 생기고 문화가 발전하며 오늘날과 같은 선진국으로까지 발전하게 됐다.
반면 몽골은 징기스칸 시대 세계 최대 규모의 땅을 정복했지만 유목민 습성을 버리지 못했기에 단기간에 망하고 말았으며, 지금도 세계 속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정보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현대인도 무엇보다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맨다. 과거 유목민처럼 정보라는 초장(?)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정착했다가 그곳에서 자신이 원하는 만큼 정보를 얻으면 곧장 다른 곳으로 미련 없이 떠나곤 한다. 이러한 습성은 기독교인에게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1000만 명에 달하는 기독교인 중 자신이 은혜 받은 교회에서 꾸준히 신앙생활 하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많은 기독교인이 교회를 정하지 않고 떠돌아다니며 자신이 원하는 말씀의 정보(?)만을 얻고는 또 다른 곳으로 옮겨 다닌다.
과거 유목민처럼 떠도는 습성으로 한 곳에 정착하지 않는다. 이런 영적 유목민이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로 지적된 지 오래다.이런 습성만 고치더라도 교회 부흥은 시간 문제일 것이다.
#3. ‘영적 유목민’의 문제점은 교회가 말씀과 기도 외에 또 다른 것이 있는 줄 안다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지만 결국은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만을 느낄 뿐이다. 공허함이 변하여 약함이 되고, 약함은 결국 불신앙으로 이어진다.
영적 유목민은 성장이 없다. 척박한 땅을 옥토로 만들기 위해서는 땅을 고르고 씨를 뿌려 가꾸어야 하는 것처럼 성도는 자신이 머문 교회에서 교회의 유익을 위해 자신을 낮추고 심령을 새롭게 해야 한다.
신앙생활은 그저 ‘예수를 믿는다’는 고백만 하고,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영적 성숙을 위해, 영적 기업을 위해 부지런히 주의 일을 해야 한다. 유목민처럼 또 다른 곳으로 떠돌아다니려는 습성을 오늘 당장 버리고, 그러한 습성이 곧 영혼의 때, 나의 기업을 갉아먹는 원수임을 깨달아야 한다.
위 글은 교회신문 <19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