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0-07-27 07:48:24 ]
세상을 이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로서
여유와 사랑을 베풀며 더 낮아져 겸손하자
덴마크 동화작가 안데르센이 스위스를 여행하고 있을 때 일이다. 저만치 목적지인 호텔 지붕이 보이는데도 마부는 일부러 먼 길을 돌아서 도착하였다. 안데르센은 그 사실을 알고 화가 치밀었지만 곧바로 화를 내지 않았다. 마부가 스위스 사람임을 확인한 안데르센은 이렇게 정중하게 말했다.
“나는 빌헬름 텔을 통해 스위스 사람들이 정직하고 용감하다는 것을 알고 있소. 그래서 스위스 사람들은 절대 남을 속이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호텔로 오는 가까운 길을 두고 돈을 더 벌기 위해 먼 길을 돌아온 당신이 스위스 사람이라는 것을 믿을 수가 없군요.”
그러자 마부는 이내 자신의 행동을 부끄러워하며 “돈은 안 주셔도 됩니다. 하지만 스위스 사람들은 정말 정직합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말 속에 뼈아픈 질책의 메시지를 넣으면서도 스위스인인 마부의 자존심은 살려준 안데르센의 기지가 돋보인다.
이 에피소드를 접하면서 그리스도인은 어떠하다는 말을 들으면 좋을까 생각해 보았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을 사랑하지만 이웃도 사랑한다. 그리스도인은 열심히 기도하고 부지런히 전도하면서도 생활에 모범적이다.” 이러한 말들을 들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세상과 벗해서 살아서는 안 되지만, 세상에서 모범을 보여야 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의무다. 그리고 그것은 곧 그리스도인의 자존심이다. 세상을 이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그리스도인의 자존심인 것이다. 그러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설사 조금 실수를 한다고 해도 바로 그 실수를 인정하며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으로서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라 생각한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그리고 잘못도 저지른다. 문제는 얼마나 그것을 빨리 깨닫고 인정하느냐에 있다. 그리스도인은 세상과 경쟁해서 이기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세상을 이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이긴 자로서 여유와 자비를 가져야 한다.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인정하고 잘한 것이 있어도 드러내지 않으며 겸손해야 한다. 그것이 그리스도인의 자존심이다.
지금 내 속에 그리스도인으로서 자존심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한번 살펴보자. 많이 훼손되고 무너져 있다면 기도함으로 자존심을 회복하자. 누구에게라도 인정받는 ‘그리스도인의 자존심’을 지금은 미약하지만 창대해질 그날을 바라보며 세워 보자.
김영희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20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