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0-11-16 22:25:41 ]
우리의 섬김은 언젠가는 결실로 나타날 것
말로 그치지 말고 직접 행하는 믿음 보이자
30년 전 기자가 대학입학을 하기 위해서는 예비고사와 본고사가 있었다. 예비고사를 마친 후 대학진로 문제로 부모님과 뜻이 맞지 않아 갈등이 컸던 기자는 돈을 빌려 가출하였다.
서울역에서 부산행 새벽 기차를 타고 부산까지 내려갔다가 부산에 있는 한국해양대학교에 시험발표를 보러오는 친구를 기다렸지만 오지 않았다. 그 친구와 함께 서울로 돌아오려고 했던 계획이 무산되고 만 것이다. 다른 방도가 없어 주머니를 뒤져보니 가진 돈이 대전 갈 차비밖에 안 되어 하는 수 없이 대전까지 가는 고속버스를 탔다. 대전 고속버스터미널에 내렸을 때는 주머니에 동전 몇 개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때 대전이 고향인 친구가 생각났다. 고속버스터미널 공중전화부스에 들어가 무작정 전화번호부를 뒤져 천 씨를 찾았다. 내가 천 씨 성의 페이지를 볼 때 눈에 확 띄는 전화번호가 있었다. 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거기 병진이네 집이 맞나요?”
“맞는데 누구세요?”
정말 기가 막힌 일이었다. 그때는 그것이 순전히 내가 운이 좋아서 그렇게 된 일인 줄 알았다.
일주일 만에 무사히 집에 돌아와 들은 얘기는 이랬다. 한 친구가 가출한 기자를 찾아 이곳저곳을 다니던 중에 택시를 합승하게 되었는데 타고 있던 분이 목사님이셨단다. 어떻게 서로 얘기가 되어 내 얘기를 목사님께 알려주었고 그날부터 그 목사님은 교회로 돌아가서 기자를 위해 계속 기도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집에 돌아온 후 목사님께서 몇 번 기자를 찾아와 좋은 말씀을 해주고 가셨다.
그때부터 10년이 지난 후에 기자는 예수를 믿게 되었다. 예수를 믿은 후 해마다 대입수능시험이 돌아오면 그때 생각이 난다. 방황하는 한 고등학생을 위해 그가 돌아올 때까지 중보기도를 해준 목사님과 얼굴도 모르는 교회 분들이 고맙고 감사하다. 그분들의 섬김을 받은 후에도 하나님께서는 예수를 믿지 않는 나를 항상 지켜주셨고, 결국에는 예수 잘 믿는 아내를 통해 예수를 만나게 해주셨다.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우리가 기도와 행함으로 섬겨주어야 하는 많은 지체가 있다. 우리가 외면하지 않고 그에게 다가가서 그의 사연을 들어주고 섬겨주면 우리 주님께서 언젠가 그의 마음에 심어진 믿음의 씨앗에 싹을 틔우실 것이다.
다가오는 2011년에 우리 성도들이 자신이 섬겨주어야 할 사람을 한 명씩 정하여 그를 위해 기도하고 행함으로 섬기는 삶을 산다면 우리 주님이 정말 기뻐하실 것이다. 구역에서도 섬김의 대상을 정해 그 가정을 위해 기도해주고, 그 가정에 필요한 것을 나눠주고 주님의 사랑으로 그 가정을 섬겨보자.
우리가 이웃을 섬겨주는 믿음의 삶을 살아갈 때 ‘주님처럼 섬기겠습니다’라는 표어는 단순한 구호가 아닌 주님이 십자가에서 살을 찢으시고 피를 흘리시며 우리를 섬겨주신 그 사랑을 이웃에게 나눠주는 행함의 믿음이 될 것이다.
고영대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217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