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 소통과 존중의 리더십

등록날짜 [ 2011-12-20 17:08:46 ]

조직을 잘 운영해 나가려면 리더십(leadership)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리더십이 어떠냐에 따라 조직이나 단체의 성패가 좌우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지도자의 개인 능력인 ‘지도력’ 또는 ‘통솔력’을 ‘리더십’이라 말한다. 눈여겨볼 것은, 리더십에는 서구에서 빈번히 사용하는 의미로서 ‘지도부’ 즉, 집단이나 조직을 이끄는 ‘사람들(leaders)’이라는 복수의 뜻도 담겨 있다.

리더십을 효과적으로 발휘하려면 지도부에 속한 모든 리더의 상호작용으로 그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조직 내 리더 또는 구성원 간의 상호작용은 존중과 의사소통을 매개로 한다. 존중이 바탕이 되고 소통이 잘 이루어지는 조직이나 단체는 실패 확률을 줄임(때로는 인재(人災)의 가능성을 예방함)으로써 그 목표를 완수한다.

1997년에 발생한 대한항공의 괌 추락사고를 들여다보자. 당시 사고가 난 직접적 원인은 악천후 속 시야 불량으로 조종사가 야산을 활주로로 착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더십 관점에서 보면, 당시 기장과 부기장 간에 소통과 존중의 리더십이 작동치 않았으며, 이것이 사고의 원인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

당시 부기장은 착륙시점에 대한 판단착오를 다소간 인식하고 있었다. 착륙을 포기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부기장은 기장에게 명확히 의사를 표명치 못하는 등, 양자 간 의사소통이 원활치 못했다. 기장 또한 하급자인 부기장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귀담아듣거나 존중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주목할 것은 부기장의 이런 행위가 착륙시점에 대해 확신하지 못해서가 아닌 분명한 의견개진의 포기 즉, 착륙포기 요구가 자칫하면 상사인 기장의 권위에 도전한다는 우려에서 망설인 것은 아니었을까.

생명이 위협받는 비상상황에서 기장과 부기장이 계급을 떠나 서로 의견을 존중하는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함으로써 착륙포기라는 최선의 결정을 끌어냈어야 했던 것이다.

이처럼 리더십에서 소통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실패를 최소화하고 잘못을 방지하도록 리더 또는 구성원 간 상호존중의 토대 위에 자유롭고도 원활한 의사소통이 리더십의 대동맥이 돼야 할 것이다. 이는 상호 간 권한배분, 팀워크와 협력 등이 유기적으로 작동하여 조직 목표를 성취하는 데 밑바탕이 된다.

결론적으로, 조직 내에는 횡적 커뮤니케이션과 참여적 소통이 활성화한 리더십 문화가 조성되어야 건강한 조직으로 성장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조직 목적 달성에도 근본적인 차이를 가져온다.

대한항공은 괌 추락사고를 계기로 조종사 간의 리더십, 나아가 조직 전체의 리더십을 대폭 쇄신하였다. 대화와 소통이 자유롭게 펼쳐지며 상호 간 의견을 교환하고 구성원끼리 존중하는 역동적인 상호작용의 리더십 문화가 자리 잡은 것이다. 그 이후 대한항공의 추락사고가 더는 없었음이 이를 입증한다.



/문심명 성도
제28남전도회
국회사무처 재직
미 오리건대 대학원
교육리더십학

위 글은 교회신문 <27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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