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탈북자 강제 북송, 이제 막아야 한다

등록날짜 [ 2012-02-28 13:08:44 ]

중국의 태도 변화 촉구하는 목소리 높아져
신병 처리, 자유의지에 맡겨 선택하게 해야

차인표 등 연예인 10여 명이 탈북자 인권문제에 한목소리를 냈다. 2월 21일 서울 종로구 효자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자 강제북송을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중국 공안에 체포된 탈북자 강제북송 중지를 촉구했으며 영화배우 차인표 씨를 비롯해 개그우먼 이성미, 가수 소이, 황선희, 리키김 등 연예인 10여 명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3개 국어로 작성한 호소문을 낭독했다. 한국어는 차인표, 중국어는 소이, 영어는 리키김이 읽었다. 이들은 입을 모아 “탈북자 북송은 가족까지 죽음으로 몰아넣는 일이다. 어머니의 마음으로 형제자매를 품어달라”고 호소했다. 차인표는 영화 ‘크로싱’ 출연을 계기로 탈북자 인권문제에 관해 깊은 관심을 보여 왔으며 탈북대안학교인 여명학교를 후원해왔다. 이날 집회에서도 주도적으로 인권문제를 호소했다.

이날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은 집회에 참석한 뒤 탈북자 북송 중지를 촉구하고자 중국대사관 앞에서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박 의원은 “중국은 지금 이 순간에도 탈북자들을 색출해 체포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중국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려면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대사관을 바라보며 죽기를 각오하고 끝까지 탈북자들의 강제북송을 막아 내겠다”며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단식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자유선진당 이회창 전 총재와 심대평 대표 그리고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도 방문해 박 의원을 격려했다.

북송 위기에 처한 탈북자들은 현재 8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며칠 동안 중국에서 북송 위기에 처한 탈북자 규모가 계속 늘어나며 외교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도주의 차원에서 이들을 강제 북송하는 등 자유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지만, 중국은 인권단체 등을 통해 알려진 탈북자의 규모나 신상에 관해 확인해주는 경우조차 드물다.

탈북자 신병 처리와 관련해 중국 정부를 좀 더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는 국내 여론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 경우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중국과 외교 관계에 다소 손상이 가는 것을 각오하고 탈북자 문제를 국제적으로 공론화할 경우 중국 정부가 탈북자 문제와 관련해 ‘더 비밀스러워 질 수 있다’는 우려다.

그러나 전례로 보아 중국은 결국 강제 송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국제 여론의 관심이 식을 때까지 기다릴 뿐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10월에도 중국은 탈북자 30여 명을 강제 송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강제 송환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 중국 정부가 탈북자 문제에 관한 입장을 근본적으로 바꾸도록 설득해야 한다.

탈북자 강제 송환 문제는 갈수록 자주 이슈화할 전망이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탈북자 수가 2만 3000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이들이 가족들을 국내에 데려오려는 시도가 많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북에 남은 가족을 데려오려는 노력을 막을 명분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막기보다는 오히려 권장해야 할 일인지 모른다. 탈북자 가족에 대한 북한 당국의 연좌제(緣坐制)식 처벌은 물론, 강제 송환한 탈북자들에 대한 처벌도 “삼족(三族)을 멸족하라”는 식으로 갈수록 가혹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강제 송환을 되풀이하면 국제적 비난 여론은 갈수록 커질 것이 분명하다. 아무리 정치, 경제, 군사, 외교 등 다각적으로 북한 편을 들어온 중국 정부라 하더라도 탈북자 문제에 관한 한 기존 방침을 유지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이런 중국 정부의 각성과 북한 사회 변화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며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탈북자 강제 송환을 막는 일에 한마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27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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