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이단을 이단이라 말하지 못한다(?)

등록날짜 [ 2013-03-26 15:55:47 ]

차별금지법은 국가와 성 정체성 혼란뿐 아니라
신천지 같은 이단에 아무런 비판도 할 수 없다


#1.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잇따른 가운데 지난 3월 20일(수)에도 차별금지법 반대 1000만 명 국민 서명운동 발대식이 열렸다. 시민단체 243개가 주도하여 벌이는 이 서명운동은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성 정체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다는 ‘차별금지법’ 독소 조항을 방관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차별금지법은 분명 ‘학생인권조례’나 ‘어린이·청소년인권조례’와는 차원이 다른 상위법인데다 대한민국 어디에서나 적용하는 법률로서 무서운 구속력을 지니게 된다. 이를 어기면 3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뿐만 아니라, 계속 어기면 당연히 구속도 당하게 될 것이다.

이 법안에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대다수 의원 66명이 공동 발의했으니 여당을 제외한 야권은 전부 이 법을 찬성한다고 보아야 한다. 현재 이 법안은 국회 법사위에 계류(繫留) 중이다.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처럼 아슬아슬한 곡예를 계속하고 있다.

#2. 차별금지법의 독소 조항은 앞선 학생인권조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여기에 사상과 정치적 의견에 차별을 금지한다는 조항, 전과자(前科者)에 대해서도 비판하지 못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성 정체성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물론 포함되어 있다.

현재 동성애를 정당한 성적 취향으로 여겨 방관하는 사회적 여론 형성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 이를 보호하는 법까지 제정된다면 청소년들 사이에서 성 정체성의 혼란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 뻔하다. 또 면학 분위기도 상당히 흐려질 우려 또한 매우 높다.

또 사상의 자유라는 이유로 북한 체제를 동조하며 북한 김일성 주체사상을 마음껏 찬양해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 국가보안법은 당연히 유명무실해질 것이다. 현재 북한의 군사 도발이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는 마당에 오히려 북한을 찬양하고 찬동하는 세력을 아무런 제재도 없이 받아들이게 된다면, 이보다 위험천만한 상황이 어디 있겠는가.

전과가 있는 사람에 대해서 비판하지 못하게 되는 것도 큰 문제다. 흉악범이나 간첩, 이적 행위로 전과가 있는 사람에 대해 아무런 비판도 하지 못하는 것은 그 개인을 살리자고 나라 전체가 도덕성에 민감해지지 못하거나 혼란에 빠지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이미 우리가 확인한 바처럼 아동 성범죄자들은 조금만 틈이 생겨도 범죄를 저지를 판인데, 이를 오히려 미리 방지할 수조차 없게 된다면 이것이 오히려 더 큰 혼란을 가져오게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3. 차별금지법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종교 차별을 금지한다는 조항이다. 얼핏 이것은 ‘종교의 자유’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사실 엄청난 차이가 있다. 자칫 기독교 근간을 흔들수 있는 엄청난 독소 조항이다.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신천지와 같은 이단 단체, 시한부 종말론자들에 대해서도 아무런 비판을 할 수가 없다.

우리의 구세주이신 예수를 전하면서 자칭 예수라 하는 거짓 그리스도를 비판하지 못한다면, 교회는 큰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단도 겉으로는 하나님 사랑을 전하고 예수를 믿어야 구원받는다고 말한다. 다만 그 예수가 이미 재림했다고 말하는 것만 다르다. 일반 평신도들은 우후죽순처럼 일어나는 이러한 이단 사상을 구별할 능력이 없다. 당연히 교회는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몇몇 이단 단체는 이 법이 통과되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한다. 그들이 활동하는 데 이보다 더 확실한 방어막도 없을 것이다.

교회 내에서 이단 사상을 비판하지 못하고, 그들을 수수방관 내버려둔다면 교회는 이미 이 땅에서 그 존재 목적이 없어진다. 차별금지법이 만약 통과된다면 그것으로 기독교는 대한민국에서 없어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있어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차별금지법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정재형 편집장
신문발행국

위 글은 교회신문 <33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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