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선한 창조력을 누리세요

등록날짜 [ 2004-01-15 21:20:27 ]

“대통령 못해 먹겠다는 생각에 위기감이 듭니다.”
지난 5월 21일 청와대 한 만남의 자리에서 요즘의 곤혹스러운 국정 난맥상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토로했던 말입니다.
이것을 가지고 한나라 당에서는 “대통령답지 못한 말이다” 민주당에서는 “오죽하면 그랬겠냐.” 등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글쎄요, 대통령의 심정에는 공감이 갔지만, 사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제게는 그 말 속에 담긴 부정적인 요소가 지금까지 편치 않게 기억되고 있습니다.
말은 운명을 결정짓는 힘이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우리네 삶 속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노래 한 곡을 취입하기 위해 수천 번 연습을 하는 가수들,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노래 내용과 같은 인생을 살게 된다고 하지요. ‘쨍 하고 해뜰 날, 돌아온다네’를 부른 송대관은 그 노래처럼 ‘쨍’ 하고 빛을 보았고, 산장의 여인을 부른 권혜경, 그녀는 현재 어려운 이웃들을 도우며 아름다운 인생을 살고 있지만 그동안의 삶은 그녀가 부른 노래 가사만큼이나 참으로 외롭고 버거웠지요.
또한 강철 왕 카네기는 인생 후반기에 자신의 경험을 통한 의미 있는 말 한 마디를 남겼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없다, 잃었다, 한계가 있다는 이 세 가지 말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긍정적인 말에는 인생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 궁금증은 한 대뇌학자의 연구 결과 속에서 덜어집니다. “뇌세포의 98%가 말의 지배를 받는다.
그래서 말에는 각인력, 견인력, 성취력이 있다.” 그 때문에 우리가 반복해서 하는 말은 자신의 잠재의식 속에 새겨져 삶을 이끌고 간다는 것입니다.
이 기사를 보며 고개를 끄덕인 지 며칠 안 돼 어머니를 심장병으로 잃은 친구를 만난 자리에서도 저는 말의 그 힘을 또 한번 확인했습니다. 그녀의 어머니는 심장 발작이 났을 무렵 큰 병원으로 가서 빨리 대처하지 않으시다 변을 당하셨다고 했습니다. “말은 정말 무서운 거야. 엄마가 늘 그랬거든 환갑 때까지만 살아도 많이 산 거라고. 그런데 이렇게 정확할 수가 있니?” 환갑 이듬해에 돌아가신 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친구는 제게 눈물로 하소연했습니다.
사실, 세상만사가 꼭 말대로 된 다는 법칙은 없지만 ‘말의 힘’은 이처럼 무시 못 할 것임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성경 속에서도 이것에 대해서는 이미 반복해서 말씀되고 있지요.
하나님이 “빛이 있으라”(창 1:1)고 말씀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하나님의 말씀은 곧 창조였습니다. 또한 “선한 말은 꿀 송이 같아서 마음에 달고 뼈에 양약이 된다”(잠 16:24). “혀는 곧 불이요 불의의 세계라 혀는 우리 지체 중에서 온 몸을 더럽히고 생의 바퀴를 불사른다”(얍 3:6).
“넌 앞으로 멋진 일을 해낼 거야. 네겐 그런 잠재력이 있거든.” 심한 방황으로 갈피를 못 잡던 사춘기 시절, 담임목사님이 제게 해 주신 이 말 한마디는 방향 잃지 않는 저의 인생을 살게 했지요.
꿀 송이 같은 선한 말이 제 인생의 뼈대에 양약이 된 셈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이 들려주는 자신에 대한 평가-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와 자신의 다짐을 믿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인생의 청사진 속에 들어가 삶을 창조해냅니다.
지나간 가정의 달 5월에 슬픈 소식이 있었습니다.
OECD 회원국들 중 우리나라가 이혼율 2위라는… 이 위기를 맞은 우리 가정에 ‘말의 선한 창조력’을 발휘해 보면 어떨까요? 어쩌면 우리는 사랑한다는 말에 너무도 인색한 것은 아닌지요.
알게 모르게 스며든 유교주의의 굳은 인습 탓으로 부부간 사랑 표현이 지나치게 위축되어 있는 건 아닌지 모를 일입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말씀으로 창조 하셨듯이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진심으로 말할 때 그 말은 부부간에 사랑의 띠를 창조합니다. “오늘 당신이 무척 보고 싶었어”라고 할 때 그것은 듣는 사람에게 새 희망을 줄 겁니다.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인내 속에서 피어낸 사랑의 언어들은 우리 가정에 꽃등 같은 행복을 창조해 낼 겁니다.
그것은 또한 영양실조 걸린 세상을 치유하는 복된 양분이 되어 줄 겁니다.
보복으로 얼룩진 인류의 역사에 사랑과 용서라는 위대한 새 페이지를 펼쳐 내신 예수님, 그분이 쓰셨던 말은 늘 온유했고 사랑이 넘쳤으며 친절했습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4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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