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 거대한 돌연변이종 물고기가 나타나 사람들을 해친다. 이 과정에서 괴물에게 납치된 딸을 찾으려는 한 가난한 가족과 괴물과의 사투가 벌어진다.’ 이상은 개봉 38일만에 한국 흥행작의 선두로 나섰던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의 내용입니다.
이 영화에서 저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바로 ‘괴물이 상징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수많은 서울 시민들이 한강에 투신자살하는 땅, 괴물에 납치된 딸의 생존 소식을 알리는 한 서민 가족의 간절한 외침을 무시하는 땅’ 무력하고 부패한 2002년의 한국 사회를 감독은 괴물로 표현했던 것입니다.
이런 사회는 비단 2000년대만 존재했던 것은 아니지요. 인간 역사의 거대한 수레바퀴가 지나간 자리에는 수많은 괴물 사회가 있었습니다. 그 중 성경시대의 북이스라엘이 그 예가 될 수 있습니다. 북이스라엘의 아합 왕은 이방 땅인 시돈 왕 엣바알의 딸 이세벨을 왕비로 맞이합니다. 그런데 왕비가 된 이세벨은 시돈의 바알 신을 이스라엘에 알리는 것에 광분했고 수많은 하나님의 선지자들을 살육합니다. 그 결과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을 떠나 경건을 잃고 음란 종교 바알 신에 빠져 버립니다. 곳곳에 바알 신전이 섰고 왕을 비롯한 백성들은 그곳에 머리를 숙였습니다. 또한 이세벨은 선량한 나봇을 돌로 쳐 죽이고 나봇의 포도원을 차지합니다. 실로 괴물 같은 사회였습니다.
그 시대로부터 수천 년이 지난 2006년 지금, 우리 한국 사회 또한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일명 ‘도박 태풍’이 몰고 온 어둠이 이 땅을 휘감고 있습니다. 언뜻 들으면 낭만적인 ‘바다 이야기’ 라는 성인 도박게임이 전국 구석구석에 수만 대가 깔렸고, 많은 서민들을 게임 중독에 빠뜨리고 알거지로 만들었습니다. 이 틈에 도박장 주인과 부패 정치인, 관료, 폭력배들이 부유해졌습니다. 민주 공화국 대한민국 사회의 괴이한 모습입니다.
괴물에 비유되는 사회들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소리를 상실한 사회’라는 것입니다. 이런 사회에선 하나님 대신 물질을 우상으로 삼습니다. 그 속에는 음란과 한탕주의와 폭력이 난무합니다. 그 탓에 주린 자와 약한 자들이 보호받지 못하고 버려집니다. 이런 사회를 향해 하나님은 경고하십니다.
‘하나님을 잊어버린 너희여 이제 이를 생각하라.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너희를 찢으리니 건질 자 없으리라’(시편 50:22).
지구상의 수많은 국가들이 이 소리를 외면한 탓에 역사 속에서 사라졌습니다. 3천여 년 전 북이스라엘의 아합과 이세벨이 창출한 괴물의 폭력 속에서 하나님은 선지자 엘리야의 갈멜산 이적을 통해 자기 백성을 구하셨습니다. 2006년, 우리 사회의 괴물은 무엇으로 막아낼까요? 이 해답을 예수께서는 이미 주셨습니다.
‘기도 외에 다른 것으로는 이런 유가 나갈 수 없느니라’(막9:29)
위 글은 교회신문 <9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