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을 걷다가 다리가 아프고 몸도 지칠 때면 공원의 벤치 같은 곳이 간절할 때가 있다.
꼭 그런 때에 의자를 만나면 정말 반갑다. 그것도 긴 의자. 지친 다리를 쉬어갈 수 있는, 비스듬히 앉아도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잠깐 누웠다가 떠날 수도 있는 그런 의자. 나무 그늘 사이로 파란 하늘이 간간히 보이는 그림 같은 의자를 우리는 가끔씩 너무도 그리워한다.
편한 안식처와 같은 사람이 있다. 고민이 있을 때 함께 그 고민을 나누고 싶고 어려움이 있을 때 기도를 부탁하고 싶은 사람. 나의 단점도 나의 문제도 넉넉히 품어주며 들어줄 수 있는, 그래서 멀리 있더라도 기도로 하나 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선하고 진실하여 하나님의 신이 그와 함께 하는 듯한 그런 사람 말이다.
우리 주님은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고 말씀하셨고,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고 말씀하셨다.
우리 예수님만이 참된 안식처가 되신다. 세상은 육신의 안식만을 이야기하지만 우리 주님은 육신의 안식뿐 아니라 영혼의 안식까지도 허락하시는 분이시다.
이 세상에는 절대 안식이 없다. 돈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근심이 많고 쾌락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괴로움이 더하다.
사람을 사랑하고 의지하는 자는 실망감에 사로잡히고 어리석은 우상을 섬기는 자는 괴로움이 더할 것이라고 성경은 말한다.
그러나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분으로부터 오는 참된 기쁨과 안식이 있으며 이 안식은 아무도 빼앗아 갈 수 없는 영원한 것이다. 또한 그에게는 십자가 사랑으로부터 흘러 넘쳐나는 감동과 감사가 있다.
우린 모두 강퍅한 세대 가운데 살고 있다. 말세에는 사랑이 식어질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오늘날은 누군가 죽어가도 돌아보지 않고, 괴로움에 싸여 있어도 모른 체하고 지나가야만 현명한 자라고 말하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들의 세대만 강퍅한 것이 아니고 이젠 우리들 자신이 강퍅한 사람으로 길들여지고 있다.
무더운 여름이다. 지친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쉴 수 있으며, 슬픈 얘기도 들어주고 괴로운 얘기도 들어주는 영원한 안식을 가지신 주님을 닮기 원한다. 냉랭해져만 가는 세상 속에서 우리의 삶도 누군가에게 작은 안식을 주길 원한다. 참 안식 되시는 예수님을 전하는 그런 나무 그늘 아래 긴 의자 같은 삶이 되길 오늘도 기도한다.
위 글은 교회신문 <11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