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는 오디션 날, 음악의 도시 빠르마에 도착했다. 수많은 성악가들이 이 기회를 잡기 위해 전세계에서 모여들었다. 울고 웃는 치열한 오디션을 통해 2명이 뽑혔다. 상대인 이태리 테너의 몸집은 내 두 배는 되었고 성량도 풍부했다. 또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었고, 결국 내가 선두에 올랐다.
수많은 성악가와 관객들의 부러움과 환호를 받으며 그렇게 수십 억을 투자한 오페라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고 계속된 찬사와 파티가 이어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 오페라의 주역을 따기 위해 겪었던 수많은 마음 고생과 눈물, 시기와 질투, 숨 막히는 긴장의 순간과 박수 갈채.... 이 모든 것들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며, 무엇을 위한 것인가?
수많은 오페라와 콘서트를 해보았다. 물론 나의 노래에 찬사를 보낼 때 기쁘다. 하지만 그것은 정녕 나에게 만족을 주진 못했다. 그러나 울며 찬양할 때 나는 정말로 깊은 행복감을 느낀다. 주님의 은혜에 대한 감격과 감사로 찬양할 때 그것만큼 내 마음에 큰 행복을 가져다 준 것은 없었다.
오페라 가수, 즉 성악가들은 특별한 달란트를 가진 사람들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성악가들은 크리스천이다. 그런데 그런 성악가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오페라와 콘서트, 즉 세상 음악을 위해 투자하며 그것들을 위해 노력하고 헌신한다. 가끔 교회에서 특송 하는 것이 그들이 부르는 찬양의 전부다. 크리스천 성악가들을 향한 하나님의 요구는 과연 무엇일까? 왠지 하나님의 뜻과 무관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답답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우리는 어떤 공연을 보면서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위 글은 교회신문 <11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