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에 최고의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 있었다. 그가 노래를 할 땐 모든 사람이 감동했으며 어김없이 모든 표는 매진됐다. 오페라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조차 그의 목소리 때문에 오페라 극장을 찾았고 그의 이름은 성악가들의 대표가 되었다.
파바로티. 그는 모든 성악인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아무도 흉내낼 수 없었던 그의 고음과 아름다운 소리는 성악 초년병인 나의 젊은 시절, 동경의 대상을 넘어 우상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한 그가 세상을 떠났다.
“청중이여, 안녕….” 암으로 투병생활을 하던 그는 1년간 고생 끝에 마침내 숨을 거두었다. 모든 사람이 그를 사랑했으며 성악을 전공한 나도 그의 열렬한 팬이었다. 그는 정말 많은 사람을 즐겁게 했고 시원한 미소와 아름다운 소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매우 즐겁게 해주었다. 그는 늙어갔지만 그의 소리는 30대 청년의 목소리를 능가하는 싱싱함이 있었다. 그의 부음은 나의 마음에 적잖은 파문을 던져주었다.
모두가 죽는다. 아~ 그러나, 그러나 난 그가 그 아름다운 목소리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노래를 들은 적이 별로 없다. 일생을 노래 속에 살았지만 그는 자신을 위해 노래했고 사람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데 모든 삶의 노력을 다했다. 사랑을, 삶을, 바다를, 하늘을, 아침이슬과 세상을 위한 노래들이 있었을지라도 그러나 자신에게 목소리를 주신 하나님을 위해, 주님을 만나기 위해 그가 그 아름다운 목소리로 하나님을 위해 해 놓은 일이 없었다.
전도서에는 이렇게 말한다.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 해는 떴다가 지며 그 떴던 곳으로 빨리 돌아가고” 그렇다. 모두가 죽는다. 우리는 영혼의 때를 위하여 무엇인가를 빨리하여야 한다. 우리의 육신은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고, 영혼은 주께로 왔으니 주께로 돌아가야만 한다.
오랜만에 늦여름의 산에 올랐다. 모든 자연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곳에서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모든 곳에 하나님의 신성이 깃들여 있는 듯하다. 풀 한 포기 산들바람에서도 작은 돌들도 메뚜기도 새들도 만물은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는데 주님이 주신 최고의 축복을 가지고 우리는 하나님을 찬양하지 아니한다.
언제나 변함없는 여름의 산과 같이 나도 변치 않는 순수함으로 주님을 찬양케 하옵소서. 자신의 살을 찢고 자신의 피를 쏟으며 마지막까지 우리의 죄를 대신 지시려고 몸부림쳤던 십자가의 예수님을 나도 닮을 수 있을까. 영혼의 때를 위하여… 주님이 우리에게 주신 목소리, 우리게 주신 축복들, 우리게 주신 달란트를 마땅히 주님을 위하여, 나를 구원하신 주님을 위하여, 영혼의 때를 위하여 찬양하고 싶다. 파바로티와 같이 아름다운 소리는 없을지라도 그가 가지지 못했던 가슴 벅찬 구원의 감동을 밤새워 찬양하고 싶다. 오늘도 영혼의 때를 위하여….
위 글은 교회신문 <11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