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한 생명공학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그곳에서 열린 생명공학 연구원들의 모임에 참석하는 영광을 얻게 되었습니다. 제가 영광이라고 한 것은 그 모임에서 창조론에 대한 새로운 근거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기독교인들과 비기독교인들이 함께한 일반적인 모임이었는데, 구성원들이 생명공학 연구원들이라는 특성상, 화제는 ‘DNA의 정체’에서 ‘진화론과 창조론’의 논쟁으로 이어졌습니다. 논쟁의 초점은 ‘정크 DNA’였습니다.
‘정크 DNA란’ 사람의 DNA 중 유전정보를 가진 약 3%를 제외한 나머지 97%로 아무런 유전정보도 없다 하여 정크, 곧 ‘쓰레기 DNA’로 불리는 것들이지요. 진화론 편의 사람들은 정크 DNA를 “인간이 오늘날의 종(種)이 되기 전 먼 과거에 쓰였던 유전정보로 진화의 흔적이다.” 반면 창조론 편의 사람들은 “정크 DNA는 인간이 풀 수 없는 무한히 복잡한 정보가 들어 있어 그 용도를 모를 뿐이다”라고 맞섰습니다.
사실 정크 DNA를 둘러싼 이러한 논쟁은 유전자 정보가 밝혀지면서부터 계속됐습니다. 그런데 DNA가 유전자 정보라는 것을 처음 발견한 과학자 프란시스 크릭은 “DNA는 높은 지능이 있는 존재에 의하여 만들어진 것”이라며 “인간이 풀지 못하는 DNA 속의 무한히 복잡한 정보는 수십억 년 전 외계인들이 집어넣었다”는 어처구니없는 가설을 내놓았습니다. 어쨌든 크릭은 ‘DNA의 창조설'쪽에 힘을 실어 준 셈이 되었지요.
그 모임에서 친구가 제게 한 말은 그날의 가장 큰 수확이었습니다.
“방사능이나 발암물질 등의 외부 요인 때문에 우리 몸속의 DNA는 계속 망가지는데, 그렇다면 세상엔 유전병자들만 가득해서 인류는 벌써 멸망했어야 해. 하지만, 인류는 멀쩡한 사람들에 의해 지금까지 번성해 왔잖니? 왜냐하면, 파괴된 곳을 스스로 복구하는 능력이 유전자 안에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야. 이 ‘자가 치유 능력’은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말씀을 이루시려고 하나님이 DNA 안에 설계해 놓으신 것 아니겠니? 유전자는 너무나 분명한 창조의 근거야.”
사실 복잡한 고등 정보와 신비한 자가 치유 능력들이 우연한 진화에 의해 사람의 유전자 안에 만들어졌다는 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세상은 진화론을 여전히 맹신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진화론의 제국 속에서도 하나님의 자녀는 창조의 흔적들을 수없이 발견합니다.
왜일까요? 바로 하나님이 자녀의 DNA 속에 거룩한 정보를 넣으셨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창조의 손길을 발견하는 마음과 눈을 여는 유전자 정보! 그것은 바로 ‘믿음’입니다.
“믿음으로 모든 세계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어진 줄을 우리가 아나니 보이는 것은 나타난 것으로 말미암아 된 것이 아니니라.”(히브리서 11장 3절 )
위 글은 교회신문 <12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