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0일의 ‘숭례문 화재’에 대해 외국 언론사들은 공통적으로 ‘문화유산에 대한 한국 국민의 안일하고 나태한 태도’를 꼬집었습니다. 결국 ‘숭례문 전소’는 ‘문화재 보호에 대한 한국 국민의 습관적인 무지’ 탓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한 사회 구성원의 나쁜 습관은 큰 재앙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습관은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 하면서 익혀진 행동양식입니다. 그런데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한 개인의 나쁜 습관도 강력 본드처럼 삶에 들러붙어 때로는 인생을 망가뜨립니다. 그런데 더러는 나쁜 습관을 좋은 습관으로 변화시키는 사람이 있고 그들 중에 새 역사를 창출하는 위대한 인물들이 탄생하기도 하지요.
전기유기체설을 제창한 과학자, 미국 헌법의 뼈대를 만든 위대한 사상가 벤자민 프랭클린, 그는 자신의 나쁜 습관인 ‘언쟁을 즐기는 것’을 고치기 위해 평생 끈질기게 노력했습니다. 좋지 않은 습관 극복을 위한 좋은 습관 13가지를 정하고 그것을 <성공기록표>에 적어 날마다 반성 일기를 썼지요. 이 지독한 의지의 사나이도 자서전에 “무엇보다도 힘들었던 것은 나쁜 습관을 고치기 위해 꾸준히 행동하는 것이었다.”라고 고백합니다. 그러니 ‘작심 3일’의 범주를 맴돌고 있는 저 같은 범인이 그 끈질긴 실천력 앞에서 상대적 빈곤감으로 위축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기독교의 세계화를 이룬 위대한 사도 바울, 그도 자신의 나쁜 습관을 변화시킨 인물이지만 성경은 그를 통해 우리에게 세상과는 다른 방법을 말씀합니다. 선교 초기의 바울은 상대방에 의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면 그를 용납하지 않는 나쁜 버릇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바울과 바나바와 함께 선교여행에 동행했던 젊은 마가 요한이 남부 소아시아의 버가에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버리는 낭패를 당한 후 바울은 제2차 선교여행에 마가와 함께 가자는 바나바의 의견에 강하게 반대하며 결국 바나바와 헤어지고 맙니다. 과거의 잘못을 회심한 마가에 대해 바울은 관용 대신 자신의 나쁜 습관을 고집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훗날 로마 감옥생활 중에서 바울은 마가와 절친한 관계로 회복합니다. 그 배경에는 1만 킬로의 선교 대장정에서 기도를 통해 바울의 속에 채워진 예수의 성품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말씀합니다.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구하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나신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빌 4:6-7) 그래서 개인의 강력한 의지가 중심 되는 <성공기록표> 체크 대신 하나님이 중심 되는 <기도와 찬양>으로 새 봄날들을 채우려 합니다, 그러면 제 삶을 지독스럽게 옭아매던 나쁜 습관의 자리에 예수의 성품이 자리 잡아 저 또한 온전히 변화된 삶의 주인공이 되어있지 않을까요?
위 글은 교회신문 <13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