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캘리포니아 주지사이며 할리우드 영화 ‘터미네이터’의 주인공 아널드 슈월츠제네거, 그가 무명 시절 한 기자와 인터뷰한 내용입니다(당시 그는 보디빌딩 선수를 그만둔 상태였습니다).
기자: 보디빌딩을 그만두셨다는데 앞으론 뭘 할 생각이세요?
아널드: 저는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가 될 겁니다.
기자: (그의 오스트리아식 억양이나 무시무시할 정도의 투박한 근육과 체격은 관객들에게 호감을 주지 않을 것 같았다.) 스타가 되기 위해 어떻게 준비할 건가요?
아널드: 보디빌딩할 때처럼 할 겁니다.
기자: ??
아널드: 원하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이미 다 이룬 것처럼 사는 거죠.
이 인터뷰 말미에 기자는 다음의 글을 남겼습니다. “그 말은 터무니없는 소리처럼 들렸지만 나는 받아적고 절대 잊지 않았다.”
그 터무니없게 들리던 아널드의 꿈은 이루어졌고 더 나아가 현재 그는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활동 중입니다. 그의 성공 비결은 ‘꿈의 이미지화’입니다. 즉,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있으면 그 모습을 마음속에 그려놓고 항상 떠올리는 수법이지요. 이것은 현대 심리학계에서 일반화돼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미 2천 년 전에 그의 백성에게 ‘소망의 이미지화’에 관하여 말씀하셨습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니 선진들이 이로써 증거를 얻었느니라”(히11:1-2). 바라는 것들에 대한 구체적 이미지화를 통해 형성된 미래의 틀에 현재의 삶을 맞춘다는 면에서는 믿음도 아널드의 그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전혀 다른 면이 있지요. 전자는 인간의 의지만으로 이행되며 인간의 세대에 끝나지만 후자는 하나님의 은혜로 얻어지고 받은 자의 순종으로 행해지며 영원의 세계로 열려 있습니다.
믿음의 선진들 중 선두주자는 단연 아브라함이지요. 그는 죽은 아내 사라의 무덤으로 막벨라 굴을 헷 족속에게서 구입합니다. 헷 족속은 그 땅을 무상으로 주겠다고 했으나 아브라함은 현재 가치 2억 원에 해당되는 은 400세겔이라는 거액을 주고 법적 절차를 밟아 막벨라 굴을 소유합니다.
당시 아브라함은 개인 재산을 가질 수 없는 이방인이였습니다. 일하며 살 수는 있지만 시민이 아니었기에 재산권은 행사할 수 없었지요. 재산에 대한 매매가 금지돼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그가 이런 무리수를 둔 것은 하나님께서 “가나안 땅을 너와 네 후손에게 주어 기업이 되게 하겠다”고 하신 그 약속을 믿었기 때문입니다(창17:8). 그래서 아내의 무덤을 구하는 것을 계기로 삼아 헷 족속이 나중에 딴 소리 못하도록 도에 넘치는 돈으로 정확한 법 절차를 통해 가나안 땅에서 자신의 부동산을 확보했습니다. 이처럼 믿음은 미래의 청사진을 만들고 영원한 세계로 도전하는 힘의 근원입니다.
요즈음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여러 가지 불안한 환경 탓에 이 땅에 사는 많은 사람은 절망감에 자주 빠져들곤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자기 백성에게 믿음으로 미래의 틀을 변화시키라고 하십니다. 하나님을 신뢰하여 소망을 성취하는 일에 도전하라고 하십니다. 그 명령에 순종하는 은혜 받은 자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분노의 촛불 물결이 아닌 영원의 세계로 향한 믿음의 기쁨 물결이 이 땅에 가득 찼으면 좋겠습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163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