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1-01-27 10:04:14 ]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먼저 찾는 노력 필요해
지난해,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 김예슬 양이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는 제목으로 대자보를 붙이고, ‘자퇴 선언’을 하여 큰 이슈가 된 일이 있었습니다. 아래는 그 대자보 중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G세대로 ‘빛나거나’ 88만원 세대(청년 비정규직 세대)로 ‘빚내거나’, 그 양극화 틈새에서 불안한 줄타기를 하는 20대. 큰 배움도 큰 물음도 없는 ‘대학(大學)’ 없는 대학에서, 나는 누구인지, 왜 사는지, 무엇이 진리인지 물을 수 없었다. 우정도 낭만도 사제 간의 믿음도 찾을 수 없었다. 우리 20대는 끝없는 투자 대비 수익이 나오지 않는 ‘적자세대’가 되어 부모 앞에 죄송하다. 스무 살이 되어서도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고 꿈을 찾는 게 꿈이어서 억울하다. 이대로 언제까지 쫓아가야 하는지 불안하기만 한 우리 젊음이 서글프다. 죄송합니다, 이때를 잃어버리면 평생 나를 찾지 못하고 살 것만 같습니다.”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혹시, 우리도 우리 자녀를 이렇게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지는 않은지요? 특별한 방법이 없기에 ‘남들 하는 만큼이라도 하는 방법밖에는...’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무방비 상태로 김예슬 양만큼이나 서글픈 현실과 언젠가 대면하게 될 것입니다.
대개 자녀를 둔 부모의 최고 해결과제는 보통, ‘대학 입학’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이에 따라 우선순위가 정해집니다. ‘모든 고민은 일단 대학에 들어가서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네, 맞습니다. 우리 세대에는 그것이 통했습니다. 대학에 입학해서 취업 준비와 사회에 나갈 채비를 하면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자녀가 맞이할 미래 세상은 좀 다릅니다.
자녀 교육의 방향을 정하려면 먼저 우리가 사는 세상과 시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이전 시대를 산업사회, 지금부터 앞으로 다가올 시대를 정보화 사회로 구분 짓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산업사회에서 정보화 사회로 가는 중간에서 치열한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사회를 구분 지어 보는 이유는 바로 그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을 살펴보기 위함입니다.
제조업이 중심산업인 산업사회 인재는 대량생산을 위한 숙련된 노동자 혹은 기술자입니다. 이를 위해, 다수가 모인 교실에서 일률적인 교육을 받은 인력 양성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정보화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는 다릅니다. 정보와 지식을 갖추고 다양한 경쟁력을 갖춘 전문가를 요구합니다. 이를 위해서, 정보화 사회는 급변하는 정보와 지식의 흐름에 발맞추면서도 개별적 재능을 발휘할 인재양성을 위한 특별한 전문교육을 요구합니다. 이에 덧붙여, 정보사회는 급변하는 사회에서 자신만의 전문적인 길을 가기 위한, 흔들리지 않는 소명의식도 요구합니다.
앞에서 살펴본 김예슬 양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대학에 들어간 후에 재능에 대해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은 모래 위에 집을 지으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온갖 수고와 노력으로 남들과 경쟁하고, 급한 마음에 성적에 맞추어 대학에 진학했으나, 자신만의 진로가 아니기에 핑크빛으로 막연하게 그리던 ‘G세대’(글로벌리더)로 ‘빛나는 미래’는 없고 이제 88만원 세대로 ‘빚내는 세대’가 현실이 되고 맙니다.
진학보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숙고와 통찰이 우선 필요합니다. 현재 각 대학에서도 신입생 선발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뽑는 비율을 지속적으로 높이려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제는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려가 현실적인 해결과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우리에게는 이러한 시대적인 변화가 기회입니다. 우리 자녀가 미래 인재상이 될 기회입니다. 우리가 말씀을 통해 늘 묵상하고 있으며, 기도를 통해 구하는 그 대답의 근원이 바로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와 같기 때문입니다. 믿는 우리에게는 하나님께서 누구에게나 달란트를 주신다는 가장 근본적인 믿음이 굳건합니다.
이제, 하나님께서 내 자녀에게 주신 달란트에 대한 믿음이 확실하다면, 이를 발견하기 위한 시각과 접근 방법에 약간의 변화만 주면 됩니다. 바로 이러한 변화는 시스템, 코칭 질문을 통해 가능합니다.
그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 호에 연재합니다.
남석현 코치
(주)새로운생각21 대표
위 글은 교회신문 <227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