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 로드맵] 쉽고 재밌게 암기하는 방법

등록날짜 [ 2011-05-11 13:59:00 ]

우리는 각자 자신만의 기억법이 하나씩 있습니다. 어떤 분은 여러 번 읽고 쓰고 되풀이하는 반복기억법을 주로 사용하며, 어떤 분은 기억해야 할 내용을 머릿속에 그려 기억하는 심상법을 이용합니다. 예를 들면, 의자, 장미를 기억하려고 장미를 든 소녀가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며 기억하는 것입니다.

또 누구나 학창 시절에 한 번쯤 사용하는 암기법인 약어법(기억해야 할 단어 첫 글자를 합쳐서 기억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조선 시대 왕의 계보를 외울 때 흔히 사용하는 방법인 ‘태정태세문단세…’, 기억하시죠? 또 몇 번 따라 부르다 보면 외워지는 노래 가사의 원리처럼, 친숙한 곡조나 리듬을 이용해 알파벳을 외우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기억법이 있지만, 막상 학습할 때는 다양한 기억법을 사용하기보다는 주로 단순반복법에 의존하는 예가 대부분입니다. 학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하게 반복해야 하는 지루함 때문에 특히 암기과목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맞습니다! 암기하려고 인내심을 갖고 같은 정보를 반복해 입력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고, 하기 싫은 일입니다. 거기에다 무조건적 반복암기는 뇌의 암기체계에도 역행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의 뇌가 정보를 기억하는 원리를 알면 그 방법이 더 잘 보입니다. 암기는 뇌의 신경세포에 일정한 자극을 주어 그 정보를 저장하는 과정입니다. 그러므로 뇌는 신경세포를 자극하는 정보 형태가 동일하거나 유사할 때보다 확연히 다른 자극일 때 더 큰 자극으로 인식하며, 신경세포에 더 깊이 저장합니다. 그래서 유사한 내용을 반복하여 입력하기보다 확실히 구분한 정보단위로 입력한 후, 유사한 내용을 덧붙여 입력하는 것이 기억에 더 유리합니다.

그리고 정보입력을 위한 자극을 반복적으로 주어야 신경세포가 이를 장기간 보관할 수 있습니다. 또 정보입력을 반복할 때 한 가지 감각으로 반복하기보다 보고(시각-단지 눈으로 읽는 것), 입으로 소리 내어 읽고, 귀로 듣고(청각), 손으로 쓰는(촉각) 등, 다양한 감각으로 자극을 반복하면 뇌가 정보를 더 효과적으로 장기 저장합니다. 즉, 같은 내용이라도 다양한 형식(글, 사진, 도표)으로 주는 정보가 더 자극적입니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한 암기법을 알기만 하고, 잘 사용하지 못하는 학생은 이를 경험으로 체계화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만나는 학생들에게는 각 기억법을 경험하게 하여, 그 자신에게 보다 편한 기억법, 내용에 잘 맞는 기억법을 찾아 필요할 때 그 방법을 꺼내 쓰라고 합니다.

첫째, 기억전략의 구체적 방법(1)-묶어서 기억하기: 비슷한 것끼리 묶어서 기억하는 방법입니다. 이는 인간의 정보처리 능력의 한계라는 관점에서 효과가 있습니다. 우리의 기억단위는 5~9개가 고작입니다. 9개 이상의 정보를 기억하기란 사실상 어렵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용량 제한에 따라 인간의 뇌가 효율적으로 단기 기억을 사용하려면 5~9개 의미 덩이(Chunk)를 만들어 기억하면 편리합니다. 예를 들어, 나열한 단어 9개(배, 코스모스, 가을, 키위, 물망초, 봄, 목련, 겨울, 귤 )를 봄, 가을, 겨울→(계절)/코스모스, 물망초, 목련 →(꽃)/ 배, 키위, 귤→(과일)로 묶어서 기억하면 훨씬 효과적이고, 오래 기억합니다.

둘째, 기억전략의 구체적 방법(2)-머리글자 활용법: 첫 글자를 이용해서 단어나 문장을 만들어 기억하는 방법입니다. 생소한 정보를 무조건 암기하기보다는 앞글자만 따서 기존에 아는 정보와 연결하여 연상하게 키워드를 만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단백질, 무기질, 지방→(단/무/지)로 앞글자를 따서 외우고, 트립신, 리파아제, 아밀라아제→(아름다운 트리)라고 말을 만들어 외우면, 헷갈리지 않고 장기기억으로 전환하기에 유리합니다.

셋째, 기억전략의 구체적 방법(3)-그래픽 조직화: 글을 그림 형식으로 조직하여 기억하는 방법입니다. 이는 앞서 말씀드린 뇌에 다양한 감각으로 자극을 주는 방법입니다. 단순한 정보의 글자 나열보다 위치 정보를 덧붙여 외우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화번호를 외울 때 ‘01234567890’ 대신 ‘012-3456-7890’과 같이 하이픈을 사용하여 끊어서 읽어주면 훨씬 효율적이며, 더 나아가 전화 번호판을 따라 위치를 짚어보며 반복하면 더욱 오래 기억할 수 있습니다.


이를 학습 내용에 적용하기 쉽게 개발한 방법이 맵핑법(뼈대 세우기)과 윈도 패닝입니다. <그림 참조>
이처럼 다양한 기억법을 이용하면, 지루한 반복을 싫어하는 학생에게도 재미있게 암기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남석현 코치
(주)새로운생각21 대표이사

위 글은 교회신문 <24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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