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는 불안장애

등록날짜 [ 2013-02-13 10:24:21 ]

과도한 스트레스와 사회공포증 날로 심각해져
참된 믿음과 소망이 견고하면 해결점도 보여

정서적 균형이 깨지고 항시 불안감에 사로잡히는 유형이 바로 불안장애다. 불안장애도 병이 발생하는 빈도를 뜻하는 유병률이 무려 8.7%에 이른다. 불안장애는 여러 하위 유형이 있는데 강박장애, 공황장애, 각종 공포증 등이다.

얼마 전에도 자기가 운전한 전동차에 사람이 치어 죽자 불안장애에 시달리던 철도 기관사가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하고 고통받다가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정신장애에 무심하고 개인에게 모든 해결의 책임을 전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불안장애는 통제할 수 없는 불안감이 사고와 정서를 지배하여 갑작스러운 발작을 일으키거나 그런 상태에 이를까 봐 몹시 걱정하는 상태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질환을 말한다. 특히 사고를 접한 철도 기관사처럼 우리가 감당하기 어려운 정서적 충격을 경험한 후에는 그러한 심리적 외상이 심한 두려움이나 무력함을 일으키고, 원치 않는 각성 상태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극심한 공포, 고통, 무력감을 느껴서 부정적 자극을 벗어나려고 에너지를 과다 사용하다 보면 일상생활이 크게 위축되며 자아 방어력을 손상한다. 불안장애를 겪는 사람이 자살을 택하는 것은 이런 극한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기 때문이다. 외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상적인 사회적 관계에서 좌절을 겪거나 반복적으로 실패를 경험하면,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회피하거나 사회적 환경에 공포를 느끼는 광장 공포증이나 사회 공포증을 경험할 수도 있다.

필자가 아는 어느 분도 과도한 스트레스와 대인관계에서 얻은 상처로 고통을 받다 폐소공포증 때문에 고통을 받은 적이 있다. 이분은 나중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사람들 모임에 가려면 극심한 불안을 느껴 이를 회피하다가 상담치료를 받고 신앙생활을 하자 상태가 매우 호전되었다.

입시나 사회 진출을 앞둔 청소년의 경우, 원하지 않는 사고나 행동을 반복하는 강박장애에 빠지기 쉬운데, 지속적인 긴장과 성취에 대한 부담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성격에서 비롯되는 강박적 성격과 강박증은 아주 다르므로 이를 잘 구분해야 한다.

강박적 성격은 주로 완벽주의 성향인 사람에게 많이 나타난다. 목표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것이 원인이 되어 특정한 사고나 의식에 몰두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에 강박증은 통제하기 어려운 불안이 강박 사고나 강박 행동으로 표출되는 것으로 손 씻기, 숫자 세기, 청소하기나 정돈하기, 문이 잠겼나 자주 보는 것처럼 뭔가를 계속 확인하기 등을 반복하는 상태를 말한다. 강박증은 행동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행동을 반복해서 강박적 관념을 머리에서 지우려고 하는 것이다. 본인이 이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통제하지 못하는 상태에 빠진다.

불안장애에 관해서도 우리는 의지가 박약하거나 기질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 누구나 과중한 스트레스나 불안을 겪으면 발병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불안장애도 기분장애와 마찬가지로 전문가와 상담하여 증상을 이해하고 치료로써 상태를 완화해야 한다.

마음의 갈등이 부르는 신체형 장애
신체형 장애는 마음의 갈등이 신체적 증상이나 통증 등을 유발하는 것을 말하는데, 정신의학에서는 신체화 장애, 전환 장애, 동통 장애 등을 하위 범주로 구분한다. 신체형 장애의 예로는 우리나라 사람이 흔히 호소하는 화병을 떠올리면 된다. 신체형 장애는 의학적 진단으로 설명할 수 없지만, 신체적으로 고통을 받는 상태다.

화병은 국제정신질환진단편람의 목록에 포함될 정도로 유명하다. 화병의 증상으로는 가슴 부위가 답답하고 열이 오르는 느낌이 들며 두통, 어지러움, 목이나 가슴에 덩어리가 느껴지고 우울, 불안, 신경질, 짜증, 불면 등이 자주 나타난다. 심리적으로는 정신이 나간 것 같고,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며, 답답하고 더워 문을 다 열어놓거나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또 마음은 늘 허무하고 눈물이 나며 한없이 하소연하고 싶은 답답함이 주요 증상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병원에서 화병을 진단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20대 환자가 2004년 229명에서 2007년 456명으로 2배로 늘어났다. 10대도 74명에 불과했던 것이 3년 사이 215명으로 3배 가까이 많아졌는데, 최근에는 그 상황이 더 심해지고 있다. 특히 우리 사회처럼 체면과 공동체 질서를 중시하는 문화에서 속에 맺힌 것을 제때 풀지 못하고 응어리가 지면서 화병 같은 신체형 장애가 발생한다.

화병은 대개 발병 기간이 10년여나 거친 후 나타나기 때문에 젊을 때부터 그때그때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화병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푸는 방법은 나름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화가 날 때는 일단 마음속으로 상황을 정리한 다음, 참을 것은 참고 표현할 것은 합리적으로 표현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동통 장애도 심리적 요인이 특정한 부위에 통증이나 마비를 일으키는 경우인데, 마음에 맺힌 억압을 풀지 않으면 증상이 없어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업에 종사하여 그 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은, 신체 일부가 마비되거나 극심한 부분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은 뇌가 마음의 갈등을 신체장애로 바꿔 차라리 고통을 받으면서 잊고자 해서 발생하는 것이다.

신체형 장애를 보면 왜 성경에서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됨 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요삼1:2)라고 순서에 따라 말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육체적 강건함이나 만사가 잘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영혼의 평안이기 때문이다.

정신의학에서는 과도한 스트레스나 마음의 갈등을 그 원인으로 지목하여 약물 처방이나 상담을 해서 증상을 완화시키지만, 근본적인 치유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상담으로 마음의 상처를 달래주고 약물 등으로 증상을 호전시키지만 마음의 평화는 본인의 마음가짐과 깨달음에서 오기 때문이다.

성경은 영혼의 평화가 모든 행복의 근원이고 이는 참된 믿음과 소망으로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신앙이 제대로 뿌리내리면 갈등을 해결하고 대처하는 스트레스 저항력이 향상되고 낙관적인 세계관을 가질 수 있는데, 문제의 해결을 절대자에게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호에 계속>


/김석 집사
프랑스 현대철학  박사
현 건국대 자율전공학부 교수
연세중앙교회 신문발행국 논설부장 

위 글은 교회신문 <32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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