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량’으로 본 신앙이야기] 이름 없는 일꾼들은 어디서 보상받나

등록날짜 [ 2014-08-25 11:36:53 ]


<사진설명> 영화 명량중 한 장면.

#1.
영화 명량이 개봉 20일이 지나기도 전에 관객 수 1500만 명을 넘으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순신 장군 일대기 중 극히 일부분인 명량해전을 중심으로 한 이 영화는 아마도 이순신이라는 영웅이야기에, 지금도 여전히 의문으로 남고 있는 ‘13133의 싸움, 아니 정확히 ‘1133’의 싸움을 재현했기 때문에 많은 이의 관심을 끌고 있는 듯하다.


비록 여전히 영화라는 한계 때문에 사실이 아닌 이야기가 섞여 항간에는 실망스럽다는 평도 있지만 가족끼리도, 친구끼리도, 연인끼리도 누구나 같이 볼 수 있는 영화라는 점에서는 큰 점수를 주고 싶다.

명량해전의 영웅은 당연히 이순신이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 이순신을 비롯한 여러 장수와 군인들, 그리고 배 밑바닥에서 손이 부르트도록 노를 저은 노군(櫓軍)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당시 조선 전투선 판옥선(板屋船)의 승선 인원은 약 130~140. 그중 노군만 약 80명이 필요하다. 배 승선 인원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수가 바로 노군이다. 임진왜란 당시 노군은 사실 군역 회피 대상 1호였다, 대부분 천민이나 길거리 부랑자를 잡아다 수를 채우기도 했고, 교체할 사람이 없어 60~70대 노인까지도 노를 저었다고 한다. 그들의 헌신이 없었다면, 아무리 이순신이라도 명량해전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영화 명량에서 모든 해전을 끝내고 갑판 아래 노군들이 자신들의 무용담을 늘어놓으며 이런 말을 한다.

우리가 이렇게 개고생한 걸 후손들은 알까?”

, 모르면 호래자식들이지~”

불행히도 당시 노군들의 이름을 아는 자는 후손들 중 아무도 없다. 어느 서적에도 그들의 이름을 기록한 곳은 없다. 우리는 그렇게 호래자식들(?)이 되었다. 역사는 그렇게 매정하다. 아니 세상은 그렇게 매정하다

#2.사람이 마땅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일군이요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로 여길찌어다”(고전4:1).

성경 속에서 일꾼이라는 단어가 자주 나온다. 특히 고린도전서 41절에 나오는 일꾼은 헬라어로 휘페레테스라는 말로서, 배 안 가장 낮은 곳에서 노를 젓는 자를 뜻한다. 성경 속에서 이미 일꾼이라 표현할 때, 아무도 모르는 가장 낮은 곳에서 열심히 노를 젓는 사람을 그리스도의 일꾼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교회 안에서 일꾼은 이런 사람을 말한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누가 받들어 주지 않아도 묵묵히 교회가 하는 일에, 모든 영혼이 천국으로 갈 수 있는 일에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일꾼이다.

불행히도 임진왜란 당시 수많은 일꾼(노군)들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지만, 우리가 교회에서 행하는 일꾼의 사역은 고스란히 하늘나라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그 이름을 기억하신다고 했다.

이기는 자는 이와 같이 흰 옷을 입을 것이요 내가 그 이름을 생명책에서 반드시 흐리지 아니하고 그 이름을 내 아버지 앞과 그 천사들 앞에서 시인하리라”(3:5).

#3. 전쟁 중에는 영웅이 있기 마련이다. 역사는 그 영웅만을 기억하려는 습성이 있다. 그러나 그 영웅이 탄생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동원되고, 죽어가고, 희생했는지에 대해서는 매정하게도 일일이 기록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신앙생활은 전혀 그렇지 않다. 하나님께서는 소자에게 제자의 이름으로 냉수 한 그릇을 주는 것까지도 상을 잃지 않는다고 하셨다(10:42). 이것은 세상 만물을 지으신 절대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약속하신 말씀이다.

신앙생활은 악한 영과 싸우는 영적 전쟁이다. 그 전쟁 속에서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결코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신앙생활은 어느 것 하나도 버릴 수 없는 하나님의 위대한 사역이다. 이 사역에 동참한 그리스도인은 비록 땅에서는 빛도 없고, 이름도 없을 수 있지만 하늘나라 영원한 생명책에는 그 이름이 기록될 것이니 무한한 자부심으로 살아야 할 것이다.

/정재형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99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