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위기가 온다

등록날짜 [ 2020-04-04 11:59:57 ]

‘2분기 계속 땐 미국도 힘들 것’ 전망
더 큰 문제는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경제 위험신호 보내고 있던 우리나라
코로나 퇴치와 그 이후도 걱정할 시점


지난해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코로나19는 넉 달 만에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북미,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 전 세계로 퍼졌다. 미 존스홉킨스대는  지난달 22일 집계 결과 전 세계 코로나 확진자가 32만 9,935명, 사망자는 1만 4,386명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다 지난 3일 집계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보름도 안 돼 확진자 100만 7,977명, 사망자는 5만 2,771명으로 3배 이상 폭증했다. 코로나19는 초기에 중국 일대일로의 유럽 교두보인 이탈리아, 아시아 출발점인 우리나라, 미국 도시 중 중국과 교류가 가장 밀접한 시애틀 등을 중심으로 퍼지다가 지금은 남극이나 북극만 빼놓고 전 지구에 확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망망대해를 떠다니는 미국 항공모함까지 코로나에 감염됐다고 하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전 세계 인구 1/4이상 외출 금지 명령
코로나 사태로 현재 전 세계 인구 4분의 1 이상은 집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다. 사람들 발이 묶여 돈이 돌지 않으니 세계 경제 전체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국가 간에 자유롭게 다니던 유럽에서는 국경통제가 부활하면서 자동차 생산공장들이 속속 문을 닫았다. 이동 제한으로 부품 조달이 제대로 안 되고 만들어도 팔 수 없으니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생산을 멈췄다. 독일 최대 자동차 기업인 폴크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 미국 GM과 포드, 일본 도요타 자동차까지 공장 문을 닫았다. 현대차도 예외가 아니다. 자동차 기업들 주가는 급락하고 있고 부품회사들이 언제까지 버틸지는 미지수다.


코로나 사태 이전 역사상 최장 128개월 동안 확장기를 누렸던 미국은 사실상 ‘셧다운’ 됐다. 거의 모든 주(州)가 이동을 제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한 이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주 만에 1천만 건을 넘어섰다. 평소 20만 건 정도였던 실업수당 건수가 3월 셋째 주 330만 건에서 넷째 주 665만 건을 기록했다.

미국, 2주새 1천만 명 일자리 잃어
미 CNBC는 이런 수치가 100년 전 대공황 당시 실업 수준을 웃도는 것으로 지난 10년간 공들여 만들었던 일자리 1천만 개가 2주 만에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코로나 충격이 2분기까지 계속되면 미국도 버티기 힘겨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내수 경기가 무너지고 대미 수출이 막히면 신흥국들이 받는 타격은 더 크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세계가 이미 경기침체(recession)에 진입했으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만큼 나쁘거나 더 나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미 50개 신흥국과 31개 중간소득 국가들로부터 지원 요청과 문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연쇄도산, 실업자 양산을 막기 위해 미국은 무제한 양적 완화를 선언하고 천문학적인 지원책을 연달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9개국에 통화스와프를 체결해주고 이번에는 이른바 ‘코로나 뉴딜’로 불리는 2조 달러 4단계 경기 부양책을 내놓았다. 4단계까지 통과되면 올해 트럼프 행정부는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20%에 해당하는 4조 달러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올해 우리나라 슈퍼 예산 513조 원의 10배에 가깝다고 하니 규모를 짐작하기도 어렵다.

천문학적 돈 풀기는 빚으로 위기 막는 것
문제는 우리나라다.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우리나라 경제는 이미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지난 3년간 소득주도성장과 주 52시간 근무제, 탈원전 등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기초체력은 형편없이 떨어졌다. 코스피 주요 상장사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이미 37%, 순이익은 53% 감소했다. 경제계 일각에서 ‘4월 대란설’이 나오는 가운데 돈줄이 막힌 대기업들은 은행 대출에 매달렸다. 자영업자들은 거의 회생불능 수준으로 내몰리고 있다. 정부가 기업과 자영업자들의 도산을 막기 위해 58조 원 규모의 금융지원책을 내놓았지만 까다로운 규제와 보증 등에 막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 외국인들은 이 시간에도 막대한 달러를 현금으로 빼내 가고 있다. 장부상으로 4천억 달러가 넘는다는 외환보유고에도 의구심이 일고 있다. 당장 동원 가능한 달러 현금이 얼마나 되는지 누구도 정확히 밝히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천문학적인 돈 풀기는 빚으로 위기를 막는 것이어서 코로나19가 사라진 후에 더 큰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4월 3일 0시 기준으로 우리나라 코로나 환자는 1만 명을 넘어섰다. 체질이 많이 약화한 우리나라는 코로나 퇴치와 함께 코로나 이후를 더 걱정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미 늦었는지 모른다.

위 글은 교회신문 <670호> 기사입니다.


이웅수 집사
KBS 보도국 기자
신문발행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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