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의 출생지 다소
지난 19회, 하나님의 은혜 속에 시작된 녹화는 연세중앙교회 담임 윤석전 목사의 섬세하고 은혜로운 진행과 홍순화 박사(한국성서지리 연구원장), 조광호 박사(독일 바울신학대 박사, 서울 장신대 신약학 교수)의 짜임새 좋고 맛있는 해설로 우리의 모든 신경세포를 한곳으로 집중시켰다.
영상을 통해 보는 바울의 출생지 다소, 현재 터키에 위치한 바울 기념 교회 내부는 살아 생전 겪었던 온갖 고난을 기쁨으로 인내했던 바울을 잘 기념해 놓고 있었다. 화면 가득 보이는 현재 다소의 모습과 어우러진 내레이션, 그리고 직접 그 현장에서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는 윤석전 목사의 모습이 이어졌다. “주를 위하여 자기 생애를 그렇게 바쳤던 바울 앞에 너무나 초라하구나. 주여! 초라한 내 모습을 불쌍히 여기시사 나도 바울처럼 살게 하소서.” 진한 눈물을 흘리며 애통한 기도를 하는 윤석전 목사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어느새 바울의 삶을 되새기고 있었다.
곧 이어 홍순화 박사가 그 시대의 흐름이 나타난 터키 지역의 지도를 짚어가며 구약성경에 나타난 터키와 기독교의 연관성에 대한 상세한 해설을 시작했다. 노아의 홍수와 연관된 아라랏산, 아브라함이 살았던 하란, 밧모섬에서 돌아온 사도요한이 에베소에 머물며 편지를 썼던 7대 교회, 마게도냐의 환상을 본 드루아, 바울의 고향인 다소와 안디옥교회뿐만 아니라 버가, 이고니온, 더베 등 바울의 전도 여행지가 터키에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고, 우리가 자세히 알지 못했던 성경 속 새로운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그만큼 터키는 구약, 신약을 통 털어 모두 중요한 장소를 나타내고 있었다. 또한 안토니우스가 다소에 방문한 클레오파트라를 마중했던 것을 기념하여 세워진 클레오파트라 문, 알렉산더 대왕이 길리기아 관문을 통과한 곳에 위치한 알렉산더 바위 등 터키는 유명한 인물이 많이 지나간 곳이기도 했는데, 홍순화 박사는 귀한 사진을 공개하며 현재 그곳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후 바울에 대한 연구로 정평이 나 있는 조광호 박사의 생동감 넘치는 신학적 해설이 펼쳐졌다. 바울이 살았던 당시 다소는 인구 50만 명의 큰 도시로 비옥한 평야지대를 가진 번영도시였다. 그런 다소가 기독교 역사 속에서는 상업, 산업, 교육의 중심지로 바울이 세계문물을 잘 습득할 수 있었던 곳이라고 했다. 사도행전 21장에서 알 수 있듯이 바울은 자신이 태어난 다소의 시민권을 취득하고 이방세계에 편입되어 헬라문화를 배울 수 있었고, 유대교육을 받으며 자랐으나 그리스도의 복음을 헬라세계에 전파할 기초를 다지게 되었다. 성경을 읽어도 쉽게 지나치는 부분을 드러내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조광호 박사의 진행은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역사와 신학의 절묘한 조화
예수님의 부활의 권능과 그 고난에 참예함을 알려하여 그의 죽으심을 본받아 어찌하든지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에 이르려 했던 바울. 그의 생애는 먼 나라, 어느 누구의 얘기가 아니라 하나님이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신실한 우리의 신앙선배 이야기였다.
실제 성지에서 윤석전 목사가 해설을 해주는 영상과 더불어 스튜디오에서 이어지는 역사적, 신학적 해설은 당시 겪었던 온갖 고난을 기쁨으로 인내했던 바울의 발자취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다. 성지현장에서 눈물로 기도하며 고백했던 윤석전 목사의 음성처럼, 고통과 어려움 속에 자기를 내놓고 전도했던 바울의 생애를 눈으로 보는 것과 같아 가슴이 뭉클하기도 했다.
<성서의 땅을 가다>는 단순히 성지를 순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예수님을 만나고 은혜를 받는 귀중한 프로그램이다. 방송의 끝부분, 한 방청객 질문에 대한 답변처럼 실제로 성지순례를 떠날 때 준비해야할 사항도 알 수 있는 유익한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성서의 땅을 가다>는 앞으로도 예수님과 더불어 신앙선배들의 아름다운 삶을 그려낼 것이다. 우리도 신앙선배들의 발자취를 보며 깨달아 그리스도인의 역할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그들처럼 하나님께 값지게 사용되는 귀한 계기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위 글은 교회신문 <77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