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의 땅을 가다(69) -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여리고

등록날짜 [ 2011-06-07 17:57:43 ]

구약시대 여러 사건의 중심이 된 지역

 
<사진설명> 여리고 지역 전경

여리고(Jericho)는 예루살렘에서 북동쪽으로 약 35km 지점으로, 요단 강과 사해(死海)가 합류하는 곳에서 북서쪽 약 16km 지점에 있다. 여리고는 (1)유대광야를 통해 내륙으로 (2)요단 강을 건너 암만으로 (3)갈릴리 호수를 지나 다메섹으로 (4)사해를 통해 아카바만 지역으로 통하는 기점이자 교통 요지에 있는 도시다.

여리고는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며 해저 255m인 가장 낮은 곳에 자리 잡은 오아시스 성읍이다. 여름에는 매우 덥지만 겨울에도 춥지 않고 온난한 날씨가 이어진다. 그리고 물이 귀한 광야임에도 샘이 여러 개 있기 때문에, 수원이 공급되는 옥토에서 종려나무를 비롯한 열대성 식물이 잘 자란다. 그래서 향기(香氣)라는 뜻을 지닌 여리고(Jericho)를 ‘종려의 성읍’이라고도 불렀다(신34:3;삿3:13). 황량한 유다 광야와 대조적으로 천연의 아름다움이 넘쳐서 사람들이 살기 좋은 곳이다.

여리고는 안토니오가 애굽(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에게 선물할 정도로 아름다운 땅이었다. 유대인 역사가 요세푸스(Josephus, 37~100)가 저술한 바로는 클레오파트라가 욕심을 내어 안토니오에게 헤롯의 왕위를 빼앗고 유대국을 자신에게 달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안토니오는 클레오파트라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고 여리고를 주는 것으로 끝냈다고 한다. 헤롯 왕은 여리고 땅을 클레오파트라에게 빌려서 사용했다. 여리고에는 헤롯 왕의 겨울 궁이 있었는데, 헤롯 왕이 늙고 병들어 요양하다가 이곳에서 죽자 그를 헤로디움에 장사(葬事)하였다.

여리고는 주전 8000년경 구석기시대부터 사람이 살았고, 주전 7000년경 신석기시대 초기에 도시를 형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 당시 유물로는 텔 술탄 언덕 서쪽 바닥에 자연석으로 쌓아올린 둥근 탑이 있다. 조사에 따르면 고대부터 17회 이상 이 도시를 건설하고 파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약 성경 속 여리고
성경에는 여리고가 구약과 신약에서 각각 다른 곳으로 나타난다. 구약시대 가나안 땅을 정복하려는 여호수아가 요단 강을 건너 최초로 점령하여 교두보로 삼은 여리고를 텔 술탄(Tel Sultan)이라 부른다. 텔 술탄은 주후 1907년에 발굴됐으며, 지금의 여리고에서 북서쪽으로 약 1.5km 지점에 있는 높이 약 22m인 언덕지역이다.

하나님께서 “너희 모든 군사는 성을 둘러 성 주위를 매일 한 번씩 돌되 엿새 동안은 그리하라 제사장 일곱은 일곱 양각나팔을 잡고 언약궤 앞에서 행할 것이요 제 칠일에는 성을 일곱 번 돌며 제사장들은 나팔을 불 것이며 그 나팔소리가 들릴 때 백성은 다 큰 소리로 외쳐 부를 것이라 그리하면 그 성벽이 무너져 내리리니 백성은 각기 앞으로 올라갈찌니라”(수6:3~5) 하시매 여호수아가 그대로 행함으로 여리고 성은 무너졌다.

무너진 여리고를 점령한 후 여호수아는 “누구든지 여리고성을 건축하는 자는 여호와 앞에서 저주를 받을 것이라”(수6:26)고 했다. 그 후 500년 뒤 아합 왕 때에 벧엘 사람 히엘이 여리고를 개축했는데, 저가 그 터를 쌓을 때에 맏아들 아비람을 잃었고 그 문을 세울 때에 말째 아들 스룹을 잃었다(왕상16:34).

여리고에 살았던 기생 라합은 이스라엘 정탐꾼을 도와준 일로 성안 모든 백성이 죽임을 당할 때 약속대로 그 가족과 구원받았다(수2:1~21;6:17). 또 라합은 나중에 살몬의 아내이자 보아스의 어머니가 되어 다윗의 조상 할머니(고조모)가 되었다(마1:5~16).

다윗 왕은 암몬의 왕이 죽자 조문 사신을 보냈다. 그러나 왕위를 이은 하눈은 다윗이 조문 사신을 성을 엿보고 탐지할 계략을 가진 것으로 여겨 사신의 수염 절반을 깎고 의복을 중동볼기(엉덩이 중간쯤)까지 잘라 돌려보냈다. 그때에 다윗 왕은 수염이 자라기까지 여리고에 머물다가 돌아오라고 명했다(삼하10:1~5).

위 글은 교회신문 <24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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