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2-01-19 16:49:23 ]
이스탄불, 앙카라 다음가는 터키 3대 도시
요한계시록에 책망받지 않은 교회 중 하나
고대에는 서머나를 ‘스미르나’(Smyrna)라고 부르다가 그리스의 식민지가 된 이후 ‘서머나’로 불렀다. 그리고 제1차 세계대전으로 오스만 터키제국이 멸망하고 터키 공화국이 들어서면서 ‘이즈미르’(Ismir)라고 부른다.
<사진설명> 서머나 도시 전경
서머나는 주전 3000년경부터 에게 해의 항구도시였고 고대 그리스의 식민도시였다. 일리아스(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오디세이)의 작가로 유명한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Homeros: Homer, 주전 800~750년)의 고향이 바로 서머나다.
서머나는 주전 627년에 리디아(Lydia) 왕국에 의해 멸망했다. 그 후 주전 3세기에 다시 세워져 로마시대까지 번영했고, 중세에는 비잔틴, 십자군, 아랍, 튀르크의 지배가 계속됐다. 특히 그리스 문화 중심지로 무역이 성행했다.
주전 330년대에는 소아시아를 정복한 알렉산더가 파고스 언덕(Pagos hill)에 거대한 성채를 쌓고, 산 밑 해안지역에 그리스식 대도시인 서머나를 건설했다. 그 후 주전 20년대에 로마제국에 의해 더욱 발전했고, 에베소, 버가모와 더불어 ‘메트로폴리스(Metropolis, 소아시아 제일의 도시)’라는 칭호를 다툴 정도로 거대도시를 이뤘다.
서머나는 파고스 언덕의 찬란한 건물들이 바다를 향하여 경사져 있어 풍광이 수려하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미풍으로 사철 내내 신선하고 시원한 기후를 유지한다. 그러나 주후 170년대에 대지진으로 크게 파괴된 후 여러 번에 걸친 지진으로 땅속에 묻혀 버렸다. 1930년대 이후 고고학자들은 발굴 작업을 계속하였다. 그 유적으로 2만 명 이상을 수용하는 야외 원형극장을 비롯해 운동 경기장, 로마식 공동 목욕탕, 대규모 아고라 등을 볼 수 있다.
제1차 세계대전 직후에는 이 지방에 침입한 그리스군에게 파괴되고 그리스령(領)이 되었다가 1923년 그리스가 터키에 반환했다. 현재 이스탄불에서 남서쪽 약 336km에 있는 서머나는 이스탄불, 앙카라 다음가는 큰 도시로 터키 3대 도시 중 하나다.
폴리갑 기념교회
초대교회인 서머나교회는 사도 바울의 3차 전도여행 시 바울이 세웠다는 주장이 유력하다. 요한계시록의 기록을 따르면, 서머나교회는 빌라델비아교회와 더불어 책망받지 않은 교회였다.
“네가 죽도록 충성하라 그리하면 내가 생명의 면류관을 네게 주리라 이기는 자는 둘째 사망의 해를 받지 아니하리라”(계2:10~11)
폴리갑(Polycarp)은 서머나교회 감독으로 오래 재직했다. 오늘날 서머나교회는 순교한 폴리갑 기념교회로 도심지에 서 있다. 폴리갑은 기독교 핍박이 심할 때마다 로마 총독에게 끌려가 황제를 주(主)라고 고백하도록 강요당했다. 야외경기장에 끌려가서 많은 군중이 모인 가운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그리스도를 비난하고 모른다고 하라. 그러면 내가 너를 놓아주리라”는 회유에도 폴리갑은 단호히 거부했다.
“내가 86년간 예수 그리스도를 섬기고 믿었는데 그분은 내게 아무 피해도 주지 않았으며 하물며 나의 주인이시며, 왕이요, 구세주이신 그분을 어떻게 배반할 수 있겠는가?”
폴리갑은 그들의 집요한 강요를 끝까지 거부했다. 죽기까지 주를 향한 충성심을 변절하지 않은 폴리갑은 주후 155년 빌라델비아 성도 11명과 함께 불에 타 순교했다. 폴리갑은 죽도록 충성하여 생명의 면류관을 소유한 순교자로 분명히 믿어진다.
최초에 세운 폴리갑 기념교회는 17세기에 화재로 소실하고 현재 교회는 1690년에 다시 세운 것이다.
이 교회는 가톨릭 교회에 속해 있는데, 교회 내부에는 가톨릭 성화와 폴리갑의 생애에 관련한 성화가 벽을 채우고 있어 화려함을 느끼게 하는 동시에, 아픈 마음을 억제치 못하게 한다. 특히 폴리갑의 순교 장면을 그린 성화는 지난날 일제강점기 때 신사 참배한 이들과 오늘날 기독교 지도자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서머나를 순례할 때 이스탄불 공항에서 비행기 편으로 가면 1시간도 채 안 걸리지만, 7대 교회를 전부 순례하려면 육로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사진설명> 폴리갑이 고문당한 장소
위 글은 교회신문 <274호> 기사입니다.